안녕하세요? 시사게에는 글을 쓰지 않는데 처음으로 글을 쓰네요
제목이 좀 도발적이라면 사과드립니다.

요즘 오유의 정치적 성향과 관련하여 각종 사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말이죠, 일베 다 떼놓고 과연 '오유'라는 사이트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오유의 글을 읽다보면 가끔 이런 댓글들을 읽게 됩니다.
'일베가 보수냐?? 친일 수꼴이지.. 국방 신경쓰는 북한 김부자를 혐오하는 우리가 진짜 보수다!!'
아마 시사게 계신 분들은 많이 읽으셨을 댓글입니다.

그런데 이런 글 볼때마다 제 마음은 그다지 편하지 않습니다.
저는 저런 말들이 바로 우리 스스로를 우물에 가두는 글이고
'진보'에 대한 불건전한 프레임을 씌우게 되는 글이라고 봅니다

어째서 오유시사게인들은 '진보'라는 프레임을 그토록 싫어하는거죠?
오유인들 스스로가 진보라는 색채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극히 소수입니다.

베오베까지 올라가면 '오유가 진짜 보수다!!'라고 하는 댓글은 100퍼 푸르딩딩입니다.
그러면 그 댓글을 보고 일베는 말하겠지요
'하, 저 종북 빨갱이새끼들 지들도 찔리니까 진보라고는 안함 ㅋㅋㅋㅋ'

사람들이 좌익 우익 하니까 정치적 성향을 보통 일직선상의 스펙트럼으로 많이들 착각하는데
사실 정치적 성향은 적어도 최소한 경제적 관점과 체제적 관점의 두가지 척도를 가진
4사분면으로 구분지어져야 합니다.

탈국가적인가 민족주의적인가
수정자본주의적인가 신자유주의적인가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탈국가적 마인드 이퀄 종북프레임입니다.
옳지 못한 프레임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분단된 안보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솔직히 말하면 이상적으로는 탈국가-작은정부론이 옳다고 보지만, 현실적인 대북관에 있어서는 민족주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육군 병장 만기전역입니다. 빨갱이론 ㄴㄴ해)

그렇다면 남는 척도는 수정자본주의인가 신자유주의인가인데
솔직히 오유시사게 신자유주의적 성향은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오유는 최소한 중도진보성향 맞습니다.
북한 욕한다고 종북이 싫다고 보수가 아닙니다.
그건 진보, 보수이기 이전에 한국이 처한 현실상 당연한 겁니다.
북한 욕 안하고 종북 좋아하는 놈들이 진보, 보수 떠나 미친놈들인 겁니다.

민주통합당은 중도보수세력입니다. 그러나 오유는 중도진보입니다.
대한민국이 이만큼 우경화되어있습니다. 진보세력 명함 달면 정권에 'ㅈ'도 못써봅니다.
그래서 중도진보 세력은 결국 차선책으로 중도보수세력에게 권력을 맡겨보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말합니다.

'아, 통진당... 종북성향만 아니면 참 뽑아줄만한 사람들인데'
실제로 오유 베오베 간 글에 푸르딩딩해져있던 댓글입니다.

네, 통진당 종북이죠. 그런데 종북이 아닌데도 진보정의당은 정권 꿈도 못꿉니다.
왜냐구요? 종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수세력으로부터 종북으로 낙인찍히고
유권자들은 스스로 진보를 자랑으로 여기지 않거든요
대한민국이 그만큼 우경화되어있고, 진보에 대한 주홍글씨가 씌여있습니다.

이건 진보세력 스스로가 진보세력이라는 타이틀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이겁니다.

이번에 일베게시판 사태에서 운영자님의 공지 가운데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갇혀서 ~~~~~되는 걸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요'
대충 이런 내용이었을 겁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진보 세력이 스스로 '우리는 보수다!!!'라고 자위 아닌 자위를 하면서 낄낄대는 모습을
진보 스스로가 진보라는 타이틀을 부끄러워하고
진보끼리 모여서 너는 보수 너는 종북, 나는 진짜진보, 너는 가짜진보 하면서
극우세력의 프레임에 빠져서 서로 비판하며 허둥대는 모습을 생각해보세요
고인 물은 썩는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베가 건전한 보수는 분명히 아닙니다.
그러나 건전한 보수는 분명 존재합니다.
건전한 극우도 있고 (경제적 관점에서의)건전한 극좌도 있습니다.
본인이 중도보수, 중도진보라고 해서 극우, 극좌를 무턱대고 비판하는 것도 또 다른 종북프레임입니다.


두서없이 앞뒤도 안맞는 긴 글을 써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