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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도, 꿈에서라도.. 사랑을 말하다
게시물ID : gomin_4089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INZ
추천 : 2
조회수 : 24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9/21 00:31:41
콜록콜록 기침을 하다가
식구들을 깨울까 기침소리를 줄였다가
이불을 칭칭 감고 뒤척이다가 
까무룩 약기운에 잠이 들었다
다시 깨어나 라디오를 켰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가.. 
나 그러고 있었어. 
니가 진짜 올줄은 몰랐어.
알았다면 아까 세수라도 좀 해놓을 걸..
잠옷도 이렇게 웃긴거 말고 괜찮은 걸로 입고 있을 걸..
우리 너~무 너무 오랜만에 만났는데
내가 이러고 있어서 속상하다.
나 원래 튼튼한데.. 너도 알잖아. 근데 너, 정말 와줬구나.
안그래도 아까 너 생각했었어.이런날은 니가 와줄것도 같은데.. 
너 그때도 그랬잖아."우리엄마가 너 한번 보고싶대."아무리 말해도 쑥스럽다면서 한 번도 오지않던 니가
내가 많이 아프대니까 우리집에 왔었잖아. 
그때 내가 땀을 막 흘리다가 잠에서 깨어났었지.
누가 내 이마를 간지르는구나..실눈을 뜨고 보니까 니 얼굴이 있었어.
땀에 젖은 내 머리카락을 이마에서 한올한올 떼어내고 있던 너..
내가 깰까봐 숨소리도 죽인채로..
나는 그런 니 모습이 너무 예쁘고 감사해서
다시 눈 감고 자는 척 했었어.
아기처럼 숨소리도 고르게 내려고 노력하면서..
그러다가 니가 너무 보고싶어서
난 자는척하길 관두고 눈을 번쩍 떴지.
그래.. 땀도 많이 흘려서 내 꼴이 아주 엉망이었을 텐데
넌 그런 내 얼굴을 자꾸만 만지면서 금방 울듯한 목소리로 "왜 아프고 그래.."
그때 우리 엄마가 쟁반에 받쳐다 준 사과 몇 알.
어른들은 음식 남기는거 싫어하신다며
아작아작 사과를 먹던 니 작은 입술.
"그만 가봐.. 더 있다가 감기 옮겠다."  
내 걱정에도 넌.."죽 먹는거 보고갈게.""약 먹는거만 보고갈게.""잠드는거 보고갈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내 방을 나서고
"다음에 또 놀러올게요."엄마에게 인사하던 니 목소리가 멀어지고
현관이 닫히는 소리. 

그날처럼 내가 많이 아픈 오늘.. 
그날처럼 다시 니가 와줬구나.
비록 꿈속이었지만 그때처럼 다정한 모습으로..고맙다.. 고맙다... 

-소식조차 알수없는 그대를 내 꿈으로 불러들여
나 혼자 위로받는 그런 일 같은 것..
아프지도 않을 그대에게 신열에 들뜬 내가
아프지말길 기도하는 그런 일 같은 것..
꿈이라도, 꿈에서라도..

사랑을 말하다.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06.2.17 사랑을 말하다 by.이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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