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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메]원조소녀, 지구에서 만나다! #4
게시물ID : humorstory_1386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메
추천 : 4
조회수 : 135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7/07/01 22:14:40
#4 들이대!





“야, 형태야. 이런 곳에서 뭐하고 있냐?”



또 반갑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태식이였다.

유일하게 내 깊은 곳까지 알고 있는 녀석이었다.



“논다, 왜?”

“너 똑바로 산다더니 원조도 하고 다니냐?”

“뭐?!”

“어라, 당황하는 거 보니까 맞나 보네?”

“별 병신 같은 소리 하려면 가라. 나 오늘 기분이 영이거든.”

“얼마 달라는데?”

“10만원…….”

“……”

“……”

“아, 아니 그게 아니고…….”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해 두고 있던 책정가격을 꺼내 버렸다.

큰일이다.

저 자식한테 이런 거 꼬이면 끝도 없는데…….

정말 이렇게 나이를 먹었으면서도 아직도 개 양아치 근성을 못 버리고 하

이에나처럼 떠도는 그런 녀석이었다.

내게는 유일한 친구였기에 아직도 정을 못 떼버리고 있는 실정이었다.

분명 가까이 두면 안 되는 녀석이었다.



“형태야, 이거 봐라. 나 천원 벌었다.”

“너, 고딩 삥 뜯었지?”

“…… 어떻게 알았냐?”

“…… 너 언제 인간 될래?”

“야, 10만원에 둘은 안 된대?”

“안 돼…… 가 아니고 꺼져.”



자꾸 말이 헛 나온다.



“하여튼 좋은 건 지가 혼자 다 하려고 그래.”

“야, 이태식!!”

“응?”

“너 죽고 싶냐?”

“왜…… 왜 그래? 농담한 거 가지고.”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이런 건 정말 싫어하는 거 알지?”

“으…… 응 알지.”

“그런데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걸 내가 스스로 할까? 그리고 너 요즘에 좀 
감을 잃었냐?”

“아…… 아니. 나는 그냥 니가…….”

“됐다. 다음에 보자.”



오늘도 다행히 화를 억눌렀다.

그렇게 어이없는 하루도 가고 있었다.

며칠이나 지났을까?

처음 며칠 동안 나도 모르게 그 원조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끝날 것 같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더 이상 전화를 걸려오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가만히 원조의 말을 되새겨보면 다른 애들처럼 용돈벌이로 

하는 게 아니고, 정말 가난해서 그런 행동을 했을 소지도 충분했다.

하지만 내 기준에서 보면 적어도 그건 아니었다.

다른 어떤 것을 할지라도 그건 아니었다.

그래서 난 필사적으로 그런 일들을 막으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보면 회개하는 차원인지도 몰랐다.

그 때 그 원조를 만나려 했던 아저씨가 생각났다.

정말 싹싹 빌며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일이다.

단지 내 주먹에 굴복해서 순간적인 본능에 의해 나온 말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하고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전화가 안 온다고 해서 내가 먼저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단순한 자존심의 문제 따위가 아니라 더 이상 내가 그 애에게 전화를 한

다는 것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괜히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확인전화를 하고 앉아 있을 만큼 나는 

한가하지 않았다.

당장 내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했고, 오늘의 할 일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다.

그렇게 잊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놈의 인기란 훗…….

결국 전화기는 울리고 있었다.



“미쳤냐? 왜 실실 쪼개?”



마치 전화기가 나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보세요?”



나는 짐짓 태연한 듯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래도 솔직히 속으로는…….



‘그래도 애가 내가 도와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뉘우쳐서 고맙다
는 말을 하려고 하나 보구나.’



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아, 변태 아저씨? 맞지?”

“그 일이라면 이미 오해가 풀린 걸로 아는데 아직도 변태 아저씨라고 하
네? 나 그런 사람 아니라니까.”

“아, 그랬었지? 그럼 이름이 뭔데?”

“형태…….”



느낌이 안 좋았다.



“성은?”

“이름만 물어봤잖아.”

“인간이 치사하게 이름 물어봤다고 딸랑 이름만 가르쳐 주냐?”

“뭐, 이……인간? 그러고 보니까 너 완전 나랑 맞먹네? 너 몇 살이야?”

“성 가르쳐 주면 가르쳐 줄게.”

“내가 니가 가르쳐 주라고 하면 가르쳐 줘야 되냐?”

“싫음 끊어.”

“ㅂㅂㅂ…….”

“뭐?! 안 들려.”

“버어어언…….”

“끊는다.”

“변!!!”

“변? 변이 성이라고? 어디 보자 그러니까 성하고 이름하고 연결하면 변형
태?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



제발, 그 말만은 나오지 않기를…….



“뭐야, 결국 변태잖아. 변형태나 변태나 뭐가 달라? 뭔가 이름부터 성희롱적인데.”

“이름 갖고 남을 놀리는 거 아니다. 그것도 어른한테 함부로. 그러는 넌? 
넌 이름이 뭔데? 뭐? 행자? 말자? 숙자?”

“미나…….”

“뭐? 마녀?”

“미나라구!! 김미나!”

“미…… 미나? 이름은 예…… 예쁘네. 흠흠.”

“아빠가 나한테 유일하게 물려준 거. 예쁜 이름 김미나. 그게 내 이름이
야. 그러니까 내 이름 갖고 왈가왈부 할 생각 하지 마.”


내가 지금 도대체 왜 이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여고딩한테 이런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하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그건 그렇고 어쩐 일이냐?”

“아저씨 왜 전화 안 해?”

“내가 왜? 내 전화 기다렸어?”

“아니.”

‘매몰찬 년. 좀 기다렸다고 하면 어디가 덧나나.’

“덕분에 저장도 안 해놓은 번호 찾느라고 애 먹었잖아.”

“얌마!”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깜짝이야.”

“왜 저장을 안 해 놔? 지금 내 번호 무시하니?”

“내가 왜 아저씨 번호를 저장해 놔야 하는데?”

“그…… 그러게. 나중에 다시 하려면 불…… 편하잖아!”

“나중에 다시 왜 해야 하는데? 아쉬우면 아저씨가 할 텐데 뭐.”

“내가 뭐? 내가 뭐뭐? 내가 왜 아쉬워?”

“10만원인데 안 아쉬워? 그것도 비싸?”



나를 아직도 그렇고 그런 놈으로 생각하나 보다.

따끔하게 한 마디 해줘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아직 가격 고정이냐?”

“그럼. 아저씨는 내가 특별히 좋아하니까 가격 올리지는 않을게. 언제든
지 생각 바뀌면 연락 줘.”

“그 생각, 나 죽을 때까지 안 바뀌니까 허튼 소리 하려면 전화 끊어라. 
그리고 아저씨가 좋은 말로 할 때 그런 거 그만 둬. 알았어?”

“자기가 기다려 놓고선…….”



어쨌든 난 기다린 놈으로 되어 버렸고, 변태로 찍혀 버렸다.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리고 굳이 하나하나 해명하려 들 필요성도 전혀 없었다.

그냥 모르는 사람 생각하며 내 할 일에 몰두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쉽지 않게 만들고 있었다.



“넌 부모님도 안 계시냐?! 어디 아버지뻘 되는 사람한테 자꾸 반말이야?!”



나는 소리를 버럭 지르며 조심스럽게 부모님의 유무를 확인하려 했다.



“남이사, 부모님이 계시든 말든 억울하면 아저씨도 반말하든가.”

“그…… 그럴까?”

“…….”

“나는 너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니까 당연한 거잖아!”

“나이가 많으면 무조건 어린 사람한테 반말해도 되는 거야?”

“그…… 그런 건 아니지만. 아 됐다. 너랑 계속 통화하다가는 내가 제 명
에 못 살겠다. 끊어라.”



뚝.

나는 결국 전화를 끊어 버렸다.



‘헤에, 너도 속 좀 타 봐라.’

‘…… 말이 안 되잖아? 내가 끊는다고 왜 걔가 속이 타? 내가 지금 뭘 하
고 있는 거야. 빨리 일이나 해야지.’



나는 다시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때부터 계속해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나는 신경 쓰지 않으리라 마음먹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 원조와 말을 섞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그보다 내 전화기는 공짜 무제한 탱크폰인 줄 아나? 왜 자꾸 전화를 울
렸다가 끊기게 만들어서 내가 걸게 만들고, 그걸로 하루 종일 수다를 떨
려고 그래? 그지가튼 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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