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때, 첫 선거가 있었습니다. 바로 대통령선거였습니다.
나의 첫 선거인만큼 진심으로 공감이 가는 사람에게 뽑자고 생각하고 후보들의 공약을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당시 이명박, 정동영, 문국현 이렇게. 후보들의 정책을 살펴보고 그 사람의 삶을 보고는.
문국현이라는 사람을 지지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겁없던 스무살이라 그런지. 지지 모임에도 꼬박꼬박 참여했고.
감투라는 것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나름 높은 감투였던것 같습니다.
저는 그 감투하나에 모든걸 얻은 기분이였고.
모임을 가면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대선 캠프에서 회의가 있어 참여를 하게 되었지요.
직접 문국현 후보를 대면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하지만 스케쥴로 인해 오랜 시간 이야기는 못하고 그 참모들과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이건 아니다. 이랬으면 좋겠다. 의견을 제시합니다.
참모들은 딱 잘라 거절합니다.
어린놈들이 무슨 정치를 알아? 선거는 정책전이야. 정책으로 밀어붙이면 되지.
니들이 뭘 알겠어?
인정했습니다. 학벌 좋은 분들이 모였을테고. 그만큼 그 분야의 전문가이겠지요.
하지만 캠프에서 회의를 하고 느낀건 딱 하나.
90%의 순수한 참여자들은 현장에서 열심히 뛰어 다니고
10%의 불순한 참여자들은 감투를 쓰고 탁상공론만 한다.
저마다 무슨 실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명함을 건네면서
어깨에 힘을 딱 주고. 식당 하나 잡아주고는 밥이나 먹으라 그러고.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문국현. 정말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그 밑에 모인 사람들이 싫어서 떠났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론조사 하나만 믿고는 대선에서 이긴다?
스무살인 제가 봐도 어이 없는 논리였고 단일화 밖에 답이 없었습니다.
절반의 당원들이 단일화 이야기를 꺼낼때 참모들은 딱 잘라 거절했습니다.
애초에 정치라는게 사람 때문에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이제 두번째 대통령선거이고. 이번에도 文을 지지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하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발 순수한 지지자들과 제대로 된 소통을 했으면 합니다.
한자리 꿰차겠다며 달라 붙은 캠프의 사람들을 통한 소통이 아니라.
지지자와 후보자로서의 소통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