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에 느낀 바가 있는데 주절대고 싶어서요 ㅎㅎ 여기 그러는데 맞죠?

군대 다녀오면 사람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사실 저는 여자라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경험도 없고 주변에서 크게 느낀 바도 없어서 

별로 가치판단하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야 그게 이런 뜻이 아닐까 하고 나름 깨닫게 된 바가 있어요.

저는 이십대초반에 집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타지로 공부를 하러가게 되어서 3년정도 집을 떠나있었어요.

그 전에 대학 다닐 때는 솔직히 부모님께 잘 해야 한다는 건 배워서 아는 거지 마음에서 우러나는 느낌은 없었어요.

스스로 감정적으로 문제가 있는가 하고 고민했을 정도예요. 

스스로 심각하게 생각한거지 실제로 문제가 있는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ㅋㅋ

그러다가 집을 떠나 혼자 살게 됐는데 처음 1년은 그냥 마냥 좋더군요. 뭐 이해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그러다가 차츰차츰 가끔 집에 내려가고 부모님 뵙고.. 그러다가 어느새 변한 저를 느꼈습니다.

사실 그 전에는 설거지며 청소며 빨래개고 걷고 하는 것 까지 시켜서 하는 거였고 

해놓지 않았을 때 서운해하고 힘빠져하는 엄마를 보고 싶지 않아서 하는 거였어요.

안 하게 되면 좋은거고 하게 되면 할 수 없는 거였죠. 티는 안 냈지만 마음이 그랬어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매사에 부모님이 마음 편한 쪽으로 행동하게 되고 말하게 되더라구요.

미루다가 엄마 오실 때쯤 겨우 일어나 하던 설거지가 이제 하나도 귀찮지가 않아요.

엄마가 하시겠지 하면서 외면해왔던 소소한 집안일이 이제는 눈에 밟힙니다.

아! 군대 얘기를 하다가 한참 딴 얘기를 했는데 사실 연관이 있어요.

저는 예전에는 그냥 막연히 군대가면 고생을 하니까 사람이 된다고 하나보다..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것 보다는 한창 밖이 좋고 대학생활 꽃피워가면서 룰루랄라 즐거운 시기에 사실은 집을 소홀히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요. 그렇게 가족들 눈에는 철부지 같을 시기에 집을 떠나 몇 년간 다른 곳에서 혼자 생활을 하게 되면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이나 애틋함 같은 것들이 생기고 그런 모습이 아주 상반되게 다가오기 때문에 나온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감정을 배제한 채 제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고 그게 애틋함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기까지 하니까 더 극적이지 않을까요?

제 모습을 보고 생각한 게 아니고, 실은 그렇게 변해서 집에 와보니 예전 제 모습을 하고 있는 이십대초반의 동생이 있는 겁니다 ㅎㅎ

그래서 생각하고 생각하다보니까 이런 생각까지 들게 됐네요.

시집가고 장가가면 철들고 어른 된다는 말도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시집가기 전에 부모님을 진정 아낄 수 있는 딸이 되어서 저는 축복받았다고 여겨집니다.

더 잘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