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는게...아무리 주위에서 큰 사건 사고가 일어나도 나 자신 혹은 친지들에게 위해가 끼쳐지지 않으면 어느 시일 내로 그 사건을 잊어버게 되는것이...참 잔인하가도 하고 이기적이라는 생각이든다.
내가 지금 21살이니까...지금으로부터 6년 전이었나??
내가 중 2 시절 같은 반 학우가 뜬금없이 'A 지 반 교실 창문에서 뛰어내렸데'라며 애들한테 농담인지 진담인지도 모를 어투로 툭 하고 뱉는 걸 들었다.
뛰어내렸다는 애는 왕따였던 여자애로 나랑은 전혀 접전이 없었음에도 내가 바로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여러면에서 꽤나 알려진 아이었다.
처음에는 얘기를 듣고 악질 농담을 하는줄 알고 그냥 흘려들었는데, A의담임선생님의 담당 수업시간인데도 늦게까지 교실에 들어오시지 않으시자 점점 초조해졌다. 그렇게 한참 후 창백해진 모습으로 나타나신 선생님은 자습하라는 말과 함께 다시 교실을 나가셨고 농담이라고 생각했던 이야기가 현실이라는 것을 느끼고 한동안 정말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학우들은 A에대한 말로 한참 떠들다가 수업이 끝나자 우르르 몰려나가 사건의 진상을 알기 위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고
나는 그저 들려오는 얘기로 - A가4층에 있는 자기 반 교실에서 창문에 등을 지고 앉아있자 평소 그 애를 괴롭히던 일당이 떨어져 죽으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고 결국 그대로 뒤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한동안 학교는 떠들썩 했고 학생들 입막음을 시키느라 여러 선생들이 분주히 돌아다녔던 것이 기억난다...
A는4충에서 떨어졌지만 다행이도 화단에 심어놓은 나무들 덕분에 팔 다리 등의 골절로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그렇게 A는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평소 자신을 괴롭혔던 아이들 이름을 적어 학교에 넘겼고 그 아이들은 ㅎㅎㅎㅎㅎㅎㅎㅎ
그저 교내봉사라는 미미한 처벌도 아닌 그냥 벌을 받았다.
A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아서 죽을 생각까지 했었는데.....참...이게 대한민국과 교육의 실태구나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줬다.
A는 결국 퇴원 후 바로 외국으로 갔다는 소식만 남긴채 그렇게 쓰레기소굴에서 탈출했고...
가해자새끼들은 교내봉사로 껌딱지나 떼어내고 쓰레기 줍고 ㅋ 청소 하면서 지들끼리 아주 뭐가 그리 재밌는지 웃고 난리들이 나셨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니 아직도 치가 떨린다.
사건이 터졌을 때는 정말 너무 놀라고 충격적이었는데...시간이 흘러가니 점점 잊혀져서 결국 오늘에서야 우연히 떠올랐다.
하지만 다시 떠올려보니 A양의 얼굴은 그렇게 또렷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어째서인지 이름이 기억나고
가해자 중 몇몇의 얼굴은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그새끼들은 그때의 기억은 전부 잊은 채 시시덕 거리면서 잘 살고 있겠지??
바라건데 A양은 악몽같은 기억들 훌훌 털어버리고 웃으면서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왜 지금와서 생각이 났는지는 모르겠지만...그냥 감성이 충만해지는 새벽 3시라 모두와 함께 공유하고 싶어 비몽사몽인 채로 몇자 끄적여 봤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055&aid=0000073485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기사가 남아있길래 링크 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