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이라는게 하나의 의제에 대한 논의를 하는건데, 애초에 사실이나 근거라고 불리는 것들이 불명확한 상황이다보니 팩트네 아니네 하면서 싸우게 되는 것이지 않습니까. 의제에 대한 얘기를 풀 수 있는 시간도 없는데 말이죠.
이동관, 유시민이 나왔던 백지연의 끝장토론이 생각납니다. 주제는 MB정부의 공과 과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자원외교에 대한 얘기를 했었습니다. 유시민은 자원외교가 아닌 자위외교다, 이런 식으로 얘길 했는데 이동관은 자기가 그 싸인하는 자리에 옆에 있었다. 무슨 헛소리냐, 이런 식이더군요. 이 토론으로 우리는 혼란에 빠지든, 분노를 하든 결국 토론으로 인해서 얻어야할 것들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유시민 씩이나 되는 당대 최고의 정치인의 토론을 놓고서 말입니다.
이 책임은 그 누구도 아닌 언론에게 놓여진 책임입니다. 팩트라고 하는 정보 뭉치는 그들이 던져주고 우리는 그 알려진 팩트 안에서 토론을 하든 뭘 하든 해야 발전이 있겠죠.
최근 몇년 동안이 팩트라는 말이 어느 때 보다 많이 쓰이는 시기가 아닌가 싶은데 살짝 창피합니다. 그만큼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해주고 있다는 뜻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