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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앞에서 꺼져..
게시물ID : bestofbest_3564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ementist
추천 : 156
조회수 : 22635회
댓글수 : 2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7/08/13 00:08:57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8/12 08: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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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보낸 마지막 학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과는 졸업논문 대신에 졸업고사를 칩니다.





말이 졸업 시험이지 정말 살인적인 스케쥴입니다.





대부분의 시험이 기말고사 근처에 시작 되거든요.





그러니까...중간고사 치고 몇주 안 돼서 기말고사를 땡겨서 칩니다.





(보통 한달 이상 더 수업을 하는데..)







그리고 다른 과 기말고사 치는 동안 저희는 그 두배되는 분량의 졸업고사를 칩니다.





여기서 한 과목이라도 낙제 하면 재시험도 쳐야합니다.

















왜 이렇게 땡겨서 치냐면...







우리과 학생들은 대부분 취업이 아니라 대학원으로 진학해서 학위를 따야하거든요.







그런데 대학원 입학시험이 12월 초라서 최대한 졸업과 관련된 시험들을 땡겨야 하는거죠..







과에서 이렇게 배려해 줘도 ...시험 스케쥴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거의 두달을 시험만 치고 사는거라...다들 예민하고 힘들어 지는 기간이고...







자신의 인내심의 끝이 어디인지를 볼 수 있는 기간입니다.

















아무튼 저도 이 살인적인 스케쥴에 혹사 당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집에서 통학을 하는데,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더라구요..









그리고 집으로 가면 갑자기 긴장이 풀려서 공부도 안 되고...









결국 하루는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다 자고,







그 다음날은 집에가는 식으로 시간을 벌었습니다.









그러다 차츰 학교에서 지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친한 후배가 교수님 조교라서 교수 연구실에서 같이 공부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연구실 키 받아서 아침까지 거기서 자고,









다음 날 교수님 출근하시기 전에 정리 해 놓고 나가곤 했습니다.












연구실에서 잠 잘때는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경비아저씨가 문 단속 하는 12시에는 불을 끄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불을 꺼도 공부할 건 많습니다.







대학원 입학 시험때 공부 해야 할 분량을 이미 다 녹음해 두었기 때문에





그걸 듣고 있으면 됩니다.







그 날도 그렇게 12시가 되어서 후배는 자취방으로 내려가고











저는 한 두시간 더 할 생각으로 연구실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경비아저씨가 문단속 할 시간이 되어서 불을 끄고 헤드폰을 쓰고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헤드폰을 써도 아저씨가 문단속 하는 소리는 정말 잘 들립니다.







강의동의랑 교수 연구실이 연결 되는 곳에 철문이 아주 큰게 있어서







그걸 닫으면 꽤 큰 소리가 납니다.







제가 있는 층(2층)이 아니라도 닫는 소리는 다 들립니다.







그날도





쿵...(1층)





콰쾅...(2층)





쾅....(3층)





쿵...(4층)















분명 4층까지 다 잠기는 소리가 났습니다.







이제...저는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미리 물도 떠 두었고,







교수동에도 화장실은 있으니...배가 좀 고픈거 말고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살짝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습니다.









모니터 불빛으로 공부 하려고 그랬습니다.



(인터넷 하려고 켠거 아님!!)

















아무튼







모니터 불빛이 의외로 환해서 밖에서 잘 보이거든요...







그래서 좀 조심하고 있었는데요...특히나 멀리서 들리는 발소리도 들어야 하기 때문에





귀를 정말 쫑긋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때





"직...슥...슥....스슥...."







하는...슬리퍼 소리인듯한게 들렸습니다.









'뭐지??'







놀래서 모니터를 끄고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제가 공부하고 있는 연구실 위치가







2층..큰 문 앞 이거든요...







문 앞에는 늘 그 표시가 있죠??









비.상.구...









이게 예전에 달아 둔거라서 좀 심하게 밝거든요.









연구실 불을 끄면 비상구 불빛이 문 아래로 조금 들어 옵니다.

(대충 어떤 분위기인지 아시겠죠?)









바닥 끄는 소리가 멈추더니 연구실 앞에 그림자가 생기더라구요...





























'철컥..철컥.철컥..'





















문 고리 돌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심장이 떨어질 뻔 했습니다. )













사실 경비아저씨가 온 줄 알았습니다.





'아씨...솥 됐다...'











그런데 계속 잠겨있는 문고리만 돌리고 문을 열 생각은 안 하더라구요.









경비아저씨들은 다들 마스터 키를 가지고 있거든요.











'어...? 아닌가?? 후밴가...?'





혹시나 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문 밖에서는 벨 소리도 진동소리도 나지 않더라구요...

(후배 녀석은 자느라 받지도 않고.. )





















5분 쯤 지났나...?







문고리는 가만히 있는데...





문 밖에 그림자는 없어지지 않았더군요.









'경비아저씨도 아니고, 후배도 아니면...'



















정말 살 떨리게 무서운데..궁금한게 하나 있었습니다.











'사람인가...?"















"아닌가...?'















여차하면 창 밖으로 뛰어내릴 생각이었습니다.






창 가까이에 바로 나무가 하나 있어서 거기 매달리면 무사히 내려 올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조용히 창을 열어 놓았습니다.

















그때 부터 제 관심은 사람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확인 할 까 계속 고민했습니다.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나서







옆에 끼고 있던 전공서적을 문에 냅다 던졌습니다.





































"쾅!!!"























조용한 복도에 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더군요.





책을 던지면 밖에 서 있던 사람이 큰 소리에 놀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 밖에서는 기침소리 하나도 없었습니다.















'사람 아니구나...'



























문 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창문으로 들어올 까봐 열어 둔 창도 다 잠궜습니다.

















한참을 문을 사이에 두고 저와 그것이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문이 열리지 않자 다른데로 가더라구요.











"직...슥....스슥...직...."









문 앞에 그림자는 이렇게 질질 끄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한참을 심호흡하고 차라리 자는게 낫겠다 싶어서





교수님 소파에 쿠션들을 빼서 바닥에 깔고... 누우려다가







문 앞에 전공서적이 보여 주으러 갔습니다.











책을 주으려고 몸을 구부리는 순간





























슥!!!!슥!!스!!스!스!슥!!...







바닥 끄는 소리가 엄청 빨리 들리면서...다시 문 앞에 그림자가 생겼습니다.





결국 해 뜨는 시간까지 자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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