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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따라서, 만났던 간부 평가 - 장교편
게시물ID : military_71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겡님
추천 : 18
조회수 : 229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9/23 10:34:47
왜 간부는 사람이 아닌가?

60만 병사들 중에 온갖 또라이가 있듯이, 간부중에도 평범한 또라이와 상급 또라이 등 다양한 또라이가 있음.

내가 군생활 할동안 못 봤으니 없다라는건 도대체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또, 얼마나 많은 교육을 받고 훈련을 받고 가는데 그런다는게 말이나 되나?

뭐? RT 쏘위가 자대가서 행보관한테, 오 그래 자네가 행보관인가? 라는 말이 맘모스 사냥하던 시절 이야기라고? 진짜? 과연?


아직도 '군대'라는 곳을 너무 무시하는 듯 -_-



간부 썰을 털어 놓겠음. 나 개인적으론 내가 만나고 겪었던 간부들이므로 당연히 이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군의 간부라는 존재를 나에게 설명해주는 사람들임.

우선 장교...


1. 중대장 (대위)
본인이 근무했던 중대는 사단 직할대로의 한개 중대로, 대위 계급이 중대장을 맡음.
참고로 본인은 총 3명의 중대장을 겪었고, 정말 신기하게도 극과 극의 체험을 했음. 고로 장교는 진짜 출신을 봐야한다는걸 느끼게 되었음.

1) 첫 중대장. 00군번 육사 출신 대위
신병으로 들어와 중대 막내일때, 한창 어리버리까며 헬렐레 하고 있을때 만난 중대장.
만나는 모든 병사들의 평가는, 괴물도 저런 괴물이 없다. 였음.
통신부대였는데, 각각 특기들마다 특징이 워낙 다양해서 한 분야 파기도 힘든데... 중대장의 위치는 이 모든 특기들을 취합하고 통솔하고 또 종합해서 운영해야하는 위치임. 결코 쉬운자리가 아님.
근데 이 아저씨는 그걸 해냄. 해당 분야에서 난다긴다 하는 부사관들을 진짜 '지휘' 하면서 훈련도 치르고 평소 업무도 진행함.

통신부대 출신자들은 알듯. 짬밥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시 되는게 통신부대임. 짬밥 암만 많이 먹음 뭐하나. 망개통 못시키면 존재 가치가 없는거임. 밥 못하는 취사병과 다를바가 없음. 그러다보니 후임이 선임보다 주특기 잘하면 잡아먹는 정글과 같은곳이 통신임-_-;; 최소한 우리 부대는 그랬음;;;;; 주특기 못하면 사람 취급 안함;;;;
그런 부대에서 주특기 짬으론 날고, 기는 부사관들을 '통솔' 했다는 거임.

또 다른 에피소드.
본인이 행정반에서 대기하고 있을때, 중대장이 와서 잠깐 10초 정도 얼굴 봄.

중대장 : 어 니가 신병이냐?
본인 : 그렇습니다.
중대장 : 음...XXX(이름). 그래 잘 지내보자. (악수)

그리고 일주일 이상 중대장을 못만남-_-;;;

일주일 후 3개 중대 신병들이 한꺼번에 대대장한테 전입신고를 하기 위해 모임.

약 두달정도 밀렸던거 같은데 어림 잡아 15~20명정도 됐었음.

이때 타 중대장이 와서 본인 옆 사람더러 "너 우리 중대 맞지?" 라는데, 아니라 우리 중대임-_-

그걸 보더니 우리 중대장이 와서... "너", "너", "너" 하면서 3개 중대 신병이 섞인 곳에서 막 찍어냄.

본인을 약 1초 정도 보더니 망설임도 없이 바로 지목했음.

그렇게 약 10명쯤 되는 우리 중대 신병들만 쏙쏙! 정확히! 골라냄.


-_-;;;와우


암튼 이 중대장은 정글과 같은 통신부대에서 초스피드로 소령(진)이 되더니 다른 부대로 감.

(잘 기억해두길. 00군번 육사 출신 대위가 소령(진)찍고 다른 부대로 감)

심지어 갈때 병사들이 헹가래도 해줌. 너무 높게 던져서 천장 텍스가 박살났는데도 행보관이 괜찮다고-_-;;;;


난 중대장이 다 이런줄 알았지...



2)간부사관 99군번 대위

장교는 출신이 여러가지가 있음.

육사,3사,RT,학사,간부사관.

즉 병사로 입대했다가, 부사관 했다가, 장교로 지원한 케이스임.

문제는 간부사관 중에 대위->소령 진급이 거의 0명이라고 보면 됨.-_-

근데, 납득했음. 그럴만 했음.


무엇보다 1년동안. 중대 병사들 이름을 다 못 외움.

그렇다고 부사관들이라도 확실히 잡았느냐하면 그것도 아님.

일개 하사관보다 해당 주특기를 이해하지 못해서 하사관이 중대장을 가르침.

자기가 내린 지시사항을 기억하지 못함.

그게 병사들한테만 그런게 아니고 간부들한테도 마찬가지.

행보관에게 일임했고, 그래도 행보관이 보고해서 어떻게 하라고 지시 받고, 그대로 했는데

"왜 행보관 마음대로 일을 그따위로 처리하냐"고 행보관을 갈굼.


읭!?


행보관 스타일이 약간 신사적인 스타일이었음. 병사들로썬 최고의 행보관.

쓸데없는 작업 안시키고, 조용조용하고, 유머러스하고, 병사들 배려해주고, 필요한 것만 딱딱 하고...

무엇보다 성격이 온화했음.


결국 행보관이 못참고 타 중대 행보관으로 자리를 옮김;;


새로운 행보관이 왔는데, 포병 부대에서 와서 그런가 매우 성격이 활발함.

일주일만에 기존에 있던 부사관들을 죄다 휘어 잡음.



...그리고 중대장은 행보관을 휘어잡으려다가 실패. -_-

행보관이 거의 전쟁을 선포함.


모든 지시사항은 문서화하고, 문서화 되지 않은 지시 사항은 무조건 쌩깜.

어느 정도 였냐면, 근무자표에 행보관-중대장 싸인이 있어야하는데 중대장 싸인이 있기 전까지 근무 안내보낸다고 해서 한바탕 했고...

훈련 계획을 안 세움. 지시가 없었다고. 부소대장들도 감히 행보관을 쌩까지 못하고 중대장이 일일히 지시하기 전까지는 안함.

당연히 중대가 개판이 되었음. 그나마 병사들한테도 친절했다면 모르겠는데...


무엇보다도 예민한, 포상휴가를 죄다 짜름-_-

이유? "그거 줬던 중대장 딴데 갔잖아. 내가 알바야?"

여자친구가 면회오면 3시간동안 쌰우팅 먹음. 군대가 장난이냐고. 돌려보내라고. (슈발 강원도 양구까지 왔는데?)

반면 타 중대는 여자친구 면회오면 제한도 없이 외박-외출 무조건 가능. 심지어 대대장도 그렇게 이야기 함.

단지 우리 중대장만 대대장 지시사항까지 쌩까고 무조건 안된다임. 부모님 면회도 일주일전에 말 안하면 그것도 허락 안해줌-_-

미친;;;;;;;;;;

결정적으로, 신고를 매우 좋아함.

유두리는 일부러 안부림. 휴가(출타자)신고를 중대장에게 하지 않으면 휴가 못나갔음.

지가 출근해서 커피한잔하고, 오전 회의하고, 중대장실에서 삐쳐서 한두시간 시간 떼우고서야 잔소리 한시간 하고 신고 받고 보내줌.


강원도 양구에서 오전 11시에 휴가 나갔음 ^^ 부산사는 애들이 제일 불쌍했음;


신고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없어졌던 진급자 신고도 부활 시킴.

반드시 중대 전간부가 모여야하고, 반드시 진급자 전원이 모여야함. 단 한명이라도 모이지 않거나, 신고 도중 절차가 틀리는 순간. 소리 꽥 지르고 중대장실로 들어가버리고...... 진급을 안시킴^^


그렇게 전설의 상병9호봉이 탄생했음. ^^


문제는 이거 가혹행위임;;;; 진급 안시키는거;;; 육군 규정은 물론이거니와 사단 예규에도 분명히 금지시키고 있음;;;;;;;;

(정당한 사유가 아니고)


이 외에도 크고작은 삽질들이 많지만 생략함. 아무튼 중대장 1년간 정말 대단했음. 대대장 지시사항까지 쌩까다가 전간부 회의때 깨진게 매우 많음.

결국 관심병사 한명 탈영하고ㅋㅋㅋㅋ 여차저차 딱 1년만에 교체됨.


그날 전 중대원이 조용히 회식함. (옮긴 보직이 같은 대대 다른 자리라 대놓고는 못하고. 뒷끝이 쩔어서)

PX병만 죽어나갔다는 중대장 이취임식일 ㅋㅋ


(이 아저씨 결국 다음해까지 진급 못한 걸로 알고 있음. 99군번 대위임. 이전 중대장은 00군번 소령(진)..)


----------

개인적인 사례까지 쓰면 너무 스크롤 압박 될까 하다가 암만 생각해봐도 빡쳐서 씀.

군생활 내내 면회는 부모님 면회만 딱 두번 오셨음.

지인들더러 오라고 할래야 강원도 양구는 그리 좋은 여건이 아니었음;;; 그래서 바라지도 않았고, 기대도 안했음.

근데ㅋ같은 사단 타 부대로 사촌여동생 남자친구가 온거임.ㅋ.

기특한 이 사촌동생님하는 남자친구 면회가서 점심때까지 신나게 놀고, 온김에 나도 면회하겠답시고 예고도 없이 온거임-_-

아무 생각 없이 주말에 집으로 전화 걸었다가, 얘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음.


당직사령이 하필 중대장이었음^^


중대장 : 동생이라고? 미쳤냐? 군대가 좆같대? 씨발 아주 개같네. 군대가 좆같냐고. 우스워? 지가오면 다 되는거야?


라더니... 막상 친척동생이 지통실까지 오자,


중대장 : 네네 그래요^^ 거기 앉아 계세요^^ 준비해서 나올거에요^^



-_-



아무튼 동생 오기 전까지 2시간정도 개쌍욕 처먹고 면회외박을 나감;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양구에 호텔이 딱 하나 있음.

호텔이래봐야 별다섯개급이 아니고, 그냥 그냥 그럼.

그 동네에 그정도 호텔이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이지만, 딱히 어디 내놓아서 특출날게 없는 그냥 그런 호텔이었음.

여동생 데리고 모텔-_-을 갈수도 없고 펜션-_-을 가느니 호텔을 가는게 더 저렴했음. 양구 펜션 졸라 비쌈.

또 멀리서 친척오빠 보겠답시고 왔는데... 대충대충해서 보낼 사람이 어디 있음? 와준것만해도 황송감사인데....

뭐 그렇게 주말 보내고 복귀했는데... 중대장이 딱 한마디 했고, 진심 졸라 불쾌했음.


중대장 : 진짜 여동생 맞냐? 넌 무슨 여동생을 데리고 호텔을 가냐? ^^(음란마귀 눈웃음)


이 시벌새끼가..... 무슨 의도로 물어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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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3군번 3사 대위

워낙 2) 중대장이 개판쳐놔서 모든 병사들의 기대심리는 이랬음.

"어떤 개또라이가 오든 지금보다 낫다"

이미 1) 중대장은 전설이었음-_-;;;;;;


다행히 이번엔 보통 사람이 왔음. 그리고 이전 중대장이 누구였느냐에 만족도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라는걸 느낌.

1) 중대장 다음에 이 사람이 왔다면, 단순히 무능했다고 하겠지만.

2) 중대장 다음에 왔기에 거의 성인군자로 보였음;


상식적인 수준에서 없앨건 없애고 보완할건 보완함.

중대 업무 대부분을 행보관과 상의해서 처리하거나, 일임하고...

진급신고는 할 수 있으면 하되, 못하면 자동진급

포상 받은건 받은거임. 다 쓸 수 있음. 대신에 밀리면 안좋으니까 최대한 빨리 쓰라고 유도함.


솔직히 업무적인 측면은 허접했음. 잘한다. 보통. 못한다. 로 나누자면 보통과 못한다 정도... 단, 노력은 많이해서 보통 이상으로 올라가긴 함. 뭐든 병사나 부사관이 하고 있음 옆에와서 물어보고 직접 보고 해보려고 함. 많이 배우려고 함.

열심히 배우겠다는데 싫어할 병사나 부사관이 어디있겠음?


무엇보다도 병사들 개개인을 살펴봄.

내 한달 선임, 그리고 새 중대장 오고 막 자대전입받은 이등병 한명. 총 두명.

집안 사정이 별로 좋지 않았음.

부모님이 모두 안계신다거나, 할머니와 살고 있다거나, 아직 중학생인 동생이 있다거나....

모두 제대 시켜버림.

어떤 제도인지는 모르겠는데, 집안 사정등을 증명서류 첨부해서 대대장 승인하에 사단장한테까지 서류 올려서 통과 받은 뒤 전역시켜줌.

진짜 이등병 걔는 입대하자마자 LTE 빠름빠름 제대였음;;;;;


과연 이게 갑자기 생긴 제도일까? 왜 2) 중대장일땐 안했을까? 내 한달 선임은 상꺽까지 해놓고 그렇게 제대함.

왜 더 빨리 해줄 수 있는데 안해준걸까?

(솔직히 그래서 그냥 만기제대 하는게 나을까하고 살짝 고민했지만, 금방 미친짓이라는걸 깨닳음;;)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출신별 중대장을 세명을 겪었고...

우연인지 각각 출신에 따라 업무적, 인간적 능력의 큰 차이를 실제 눈으로 목격했음.

이후 당연히 본인은 장교라면 출신을 볼 수 밖에 없어졌음.


일부 장교들에게 고함.

댁이 같이 훈련 받고 같이 군생활한 장교들만이 전부는 아님.

또 나름 그들 사이에서는 상식선에서, 적당한 수준이라는 선에서 하겠지만... 제3자가 볼땐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음.

당장 본인만해도 1) 중대장은 존경하고 부디 높은 곳까지 올라가길 바라고,

2) 중대장은 하루 빨리 제대해서 세금 낭비가 줄었으면 좋겠고,

3) 중대장은 그냥그냥 평타만 쳐도 좋다라고 생각함.

1) 중대장에겐 제대후에도 감사하고, 2) 중대장은 길거리에서 만나면 뒷통수 후려 갈길거고, 3) 중대장은 반갑게 악수하고 지나갈거임.



즉, 병사든 간부든...

온갖 인간들이 있고 그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게 군대임.

병사들 중에도 관심병사니 악마니... 있듯이 간부중에서도 잘하는 사람과 또라이는 항상 존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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