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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고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3566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눈물Ω
추천 : 3
조회수 : 298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09/08/15 00:00:55
  너무나도 억울하고 황당해서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방금 집에 들어왔는데, 너무 슬프고 분해서 잠도 오지 않을 것 같아요..
  아 왜 나에게 이런 일이.. ㅜㅜ

  퇴근 후 기분좋게 집에 돌아오던 길에 만원전철을 타게 되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전철에 사람이 무척 많았고..
  그 와중에 제가 내릴 때가 되어서 내릴 채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문이 열려서 내려야하는데.. 아오 사람들이 한꺼번에 내리느라 
  옆에서 밀고 뒤에서 밀고 난리들이 난거에요.  
  저도 그 북새통에 낑겨 밀리듯이 전철에서 내리게 됐습니다.
  아 사람 열라 많다.. 정신없네.. 혼자 생각하며 어리버리 정신을 챙기고 있는데
  앞에서 걷던 아이를 안은 왠 아주머니가 다짜고짜 제게 다가오더니
  "아니, 애 안고 있는데 뒤에서 그렇게 밀면 어떡해요!!"
  하더니 제 팔뚝을 팍 때리고 가는겁니다.

  헐.. 이거 뭐야 -_-  평소 저같으면 그냥 아무대꾸안하고 갈길 갔겠는데..
  그냥 말로만 그래도 될 것을 팔을 건드리며 시비조로 얘기하니까 저도 몹시 기분이 나빴습니다.
  절 밀치고 도도하게 앞에서 걷는 그 아주머니에게 저도
  "일부러 민 것도 아닌데 말로 하시지 왜 사람 팔을 칩니까" 하며 따졌죠.
  그랬더니 그 아줌마 아주 막무가내로
  "일부러 밀었잖아요! 애 안고 있는데 넘어지면 어쩌려고 밀어 밀기를!!!"
  하며 갑자기 소리를 빽 지르는겁니다.
  역내가 조용한데 갑자기 아줌마가 소리를 빽 지르니 개찰구 올라가던 사람들이 다 뒤돌아서 쳐다보더라고요. 저 순간 정말 창피했습니다. 평소에도 시선 집중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조용조용한 성격인데 본의아니게 시선 집중을 받게되니 너무 당황했죠.
  근데 아무래도 그냥 거기서 제가 씹고 갔어야 했나봅니다.
  
  일부러 민것도 아닌데 밀었다고 그러면서 팔을 때리고, 억울한 와중에 아줌마가 소리를 빽 지르니까
  어휴..  저도 이때 확 열받아서
 "사람 많아서 내릴때 다들 밀리는거 못봤어요? 저도 뒤에서 미는 사람들 때문에 밀려서 가게 된건데   
  왜 시비를 거세요! 내가 일부러 밀었냐고!" 하며 말 뒤가 짧아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계단을 마저 올라가려고 아줌마에게 등 돌리고 발걸음을 떼는 찰나에..
  이아줌마가 "뭐야! 너 뭔데 나한테 반말이야!!!" 하며 완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계단위에 있는 제 어깨를 뒤로 팍 미는겁니다 ㅜ.ㅜ
  
  저 이때 정말 공포를 느꼈어요. 일단 계단에서 밀리면 잘못하다가 밑으로 구를수도 있는데..
  한 팔에 애를 안고 한 손으로는 절 밀면서 역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지르는 그 아줌마가 무서웠습니다.
  속으로 별별 생각이 다들었죠. 
  이거 미친 여자인가...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렇게 원치않는데서 시선집중을 받아야 하는가..
  자긴 애를 안고있으니까 내가 손하나 까딱 못할거 알고 일부러 이러는건가...
  너무 놀란맘에 순간 멍때리고 있었더니
  이 아줌마 역에 있는 모든 사람 다들으라는듯이 소리를 빽빽 지릅니다.
  야 니가 뭔데 반말이야!!
  너 일부러 민거 맞잖아!! 어디서 발뺌이야!!
  애 안고 있는데 밀어서 넘어지면 너 책임질거야?!!
  너 인생 그렇게 살지마!!! 안봐도 비디오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발걸음을 멈추고 우릴 보더군요.
  아줌마는 "애 안고 있는데 왜 미느냐!! 니가 인간이냐!!" 하며 애.안.고.있.는.데.밀.었.다.는 얘기를 강조하며 빽빽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남들이 보면 딱 그런 상황인거죠.. 애 안고 있는 젊은 새댁을 미는 개념없는 아가씨.
  같이 언성을 높이면 큰 싸움이 될 것 같아서 전 계속 
  일부러 민게 아니라는데 왜이러세요. 애 데리고 계시면서 이러면 어떡합니까. 그냥 갈길 가세요.
  .. 근데 아줌마 목소리가 워낙 크니 제 목소리가 다 묻혀버려요. 
  게다가 전 계단에서 이 아주머니가 제 어깨를 떠밀때부터 이미 몸이 굳어 제대로 반박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어느순간부터 대꾸도 없고 그냥 듣고 있으니까 이 아줌마 실컷 빽빽 소리지르더니
  "야 너 그렇게 살지마!" 하며 홱 등돌려 가더라고요.
  전 이미 쫄아들대로 완전 쫄아버려서 .. 멍~때리는 상태로 
  그 뒤를 따라 개찰구로 나가 걸어가긴했는데..
  사람들이 다 쳐다보며 수근대고.. 정말 창피해서 죽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억울하고 또 우울해서.. 그 우울한 맘으로 집에 들어와 한 30분을 멍하니 누워있었네요.
  
  애를 안은 아줌마와 붙은 시비..   제가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일반 사람과 시비가 붙었다면, 머리끄댕이 붙잡고 싸움이 났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상대가 애를 한손에 안고 제게 소리지르며 어깨를 미는데도 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그 아줌마 몸에 손 하나라도 까딱했다간 사정 모르는 남들이보면 
  애 안은 여자에게 손대는 진짜 파렴치한 아가씨가 되버릴 것 같아서요.
  집에와서 곰곰히 지금까지도 생각중인데 정말 답이 안나옵니다. 
  그냥 바보같이 그 말들을 다 듣고만 있었던 저도 너무 답답하지만, 그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남자친구는 전화로 제 얘길 듣고 펄펄 뛰며 싸대기 한대 갈겼어야지 왜 참았냐고 하는데
  솔직히 그럴 용기도 없었지만, 그러면 정말 큰일났겠죠. 그러다가 정말 애가 다칠수도 있는건데..
  
  아무튼 갑자기 생긴 일에 지금까지도 너무 분하고 억울한 마음뿐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대처하셨겠어요?

  - 왜 미냐고 말로 했어도 될 일을 사람 팔을 치며 이야기 했다는 점
  - 아이를 안은 자신에게 내가 손 하나 까딱 못할걸 알고 일방적으로 저를 몰아붙였다는 점
  - 사람들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제 행동을 곡해하여 계속 소리를 질렀다는 점
  - 제가 여자고 혼자 있으니 특히 만만해보여 더 난리친것같은 느낌

  아.. 위에 것들이 특히 분하고 너무 억울해서.. 그냥 울고싶은 마음뿐입니다.
  속상하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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