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 딸의 아빠 입니다. (연년생 41개월, 24개월)
아직 애들이 크려면 멀었고, 험난한 여정이 앞으로 계속 될 터인데 저같은 육아 쪼렙이 이런 글을 쓴다는게 좀 웃기기도 합니다만.
나름 제 와이프님께서 임신 하신 이후에 태어날 딸을 위해서 많이 고민했던 결과물입니다.
육아에 대한 정보의 홍수에 쓸려가시다 보면 이말도 맞고 저말도 맞고 그러면 멘탈이 더욱 붕괴됩니다.
그러지 마시라고 간략하게 정보를 적어 봅니다.
이 글을 치열하게 사시는 예비 아빠, 혹은 초보 아빠들을 위해 바칩니다.
1. 파더쇼크 (방송 or 도서)
꼭 보시길 강력 추천 드립니다. 저는 유튜브로 보고, 책으로도 봤습니다.
아빠를 위한 육아 정보 중 "수학의 정석" 느낌이라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기 자녀가 태어날때 쯤 되면, 이 아이에게 얼마나 사랑을 주고 얼마나 잘해줄건지에 대한 다짐을 합니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더욱 치열하게 가정을 지킬 각오를 다지죠. 하지만 양자를 병행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요.
매일 저녁 야근 후에 퇴근해서 겨우 재운 아기가 깨지 않도록 까치발 들고 들어가고,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아내는 녹초가 되어 있고 힘들어 하고 있으니 따블로 힘들어 집니다.
그때 느끼지요. 내가 생각했던 육아는 이런게 아니였는데, 나는 아이에게 정말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는데.
그 착잡한 고민에 대한 근본적 질문과 솔루션을 이 책은 제공해줍니다.
1) 아빠와의 관계가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
2) 부성의 대물림을 끊기 위한 노력
3) 현대 사회에서 아버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고민
이렇게 나누어져 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파더쇼크" 는 아내와 같이 봐야 됩니다.
남편의 육아 방법은 또한 부성은 아내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출발점이니까요. 틀린게 아닙니다.
그 바탕위에 아이의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아빠와의 관계에 대한 고찰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답은 어렵지 않습니다. 모두가 다 알고 계시는대로, 얼마나 보다 어떻게가 중요하다는 것요.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전부 평범한 아버지 들이에요. 다들 늦게 일하고 세상을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 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더욱 확실해 지더군요.
육아에 있어서 방법론 적인 부분은 별로 의미가 없구나.
육아는 방향이고, 수직적인 전달이 아닌 가정의 가치관을 서로 공유해 가는 과정이며 그걸 나의 아이들은 보고 따라오겠구나 라고요.
2. 늑대 아이 (애니메이션)
위대한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 이지만, 지독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더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 이지만, 모성애와 부성애는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바로 작중의 아이들, 그리고 그 위에 덧씌워지는 우리 아이들.
여기서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고귀하고 고결하고 헌신적인 사랑인 것으로 포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아름다워요.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감상평은 이쯤해도 될 것 같습니다.
개인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지만, 뭔가 가슴속에 남는게 있으실 겁니다.
그 무언가가 육아를 함에 있어서 좋은 영향을 끼칠거라 감히 주장합니다.
3. 다카페 일기 (사진집)
저 같은 사진을 취미로 가지고 있는 아빠진사들의 필독서 입니다만,
사진취미가 없으시더라도 상관없이 보셔도 됩니다.
이 책은 단지 아빠가 자기 가족 사진찍어준 사진책일 뿐입니다.
그런데 왜 추천 드리냐 하면,
사진을 찍는 사람은 아빠고, 사진에 나오는 인물들은 아내, 딸, 아들, 강아지 등등 입니다.
즉, 아빠의 시각, 느낌, 사랑이 한 프레임 안에 피사체가 투영되어서 만들어지는 일상의 예술을 경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아빠마다 만들고 싶은 가족들의 일상이 있을거에요.
그게 개똥이네 일기, 영철이네 일기 등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단편적으로 만들어져서 머릿속에 있지만 잘 조합은 안되지요.
다카페 일기는 그것을 정렬할 수 있는 영감을 줍니다. 촉매제 같은 느낌.
티비나 드라마를 보고, 또한 영화를 봐도 가족 그리고 가정에 대한 소소한 디테일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를 찾아봐도 결국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을 의식해서 이야기가 이루어 지구요.
이토록 철저하게 아빠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한 가족의 일상은 여타의 매체에서 경험하기 힘든 것이였고,
저에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었습니다.
4. 집으로 출근 (도서-만화)
오유인이 펴낸 책입니다.
직장인이 겪는 아빠의 고군분투기 이긴 한데,
제 이야기 같았습니다. 이 또한 다른 남편 분들도 다르지 않을거라 봐요.
다카페 일기에 비해 정말 현실적인 내용이 주가 됩니다. 그래서 공감이 많이 가요.
1시간도 안걸려서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와이프에게 책 읽으라고 건네 줬습니다.
그리고 서로 식탁에 앉아 커피한잔 하면서, 우리도 이랬었지, 저랬었지 라는 감정의 공유가 이루어지니
참 재미있더라구요. 이때까지 육아로 힘들었던 부분이 싹 해소가 되었습니다.
뭐라 평할까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아빠들은 나와 비슷하구나 라는 감정적 위안을 느낄 수 있었던 휴식같은 책이였습니다.
5. 세바시 - 남편을 워킹파파로 만드는 법. (정우열 원장) (방송)
육아빠의 정신있는 블59 - 정우열 원장
아빠 육아의 최대 수혜자는 아이도 엄마도 아닌, 아빠 자신이다.
이 한줄로 정리됩니다.
방송이 18분 정도 인데, 방송 한번 보셔도 되고, 시간나실때 블로그 쭉 둘러보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정말 좋은 내용도 많지만, 한 가지 아쉬운건, 이분만큼 우리 남편들은 쉴 수 없다는 것. 시간을 내기 힘들다는 것.
그런 한계가 있지만, 이분의 육아 디테일을 공부하기 보다는,
우리가 아이에게 쓰는 시간은 나를 위한 투자가 된다 라는 그 맥락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는 것이 바람직 하다 생각합니다.
아오 간략하게 적으려 했는데 엄청 길게 적었네요.
제가 하고픈 말은
1) 어떤 방법에 대한 정보는 과감히 버리셔도 된다는 점.
2) 아이의 미래를 상정해 놓고 그것이 옳은 길인 냥 쓴 책이나 찍은 영상물은 가볍게 무시하시라는 것.
(예를 들어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 착한 아이로 키우기 등)
3) 아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가정의 가치관을 공유 하는 것이 육아의 시작이다.
4) 그리고 서로 존중하자. 아내, 아이, 그리고 나 자신 포함하여.
5) 아빠의 육아는 양 보다는 질. 질적 향상을 위한 공부는 기술에 대한 공부가 아닌 방향에 대한 공부이다.
오유 유부징어 분들 다들 힘내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