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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2425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끄러운청년★
추천 : 0
조회수 : 162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7/07/05 19:58:18
저는 남자입니다...
겨우 '땅 지키는 일'밖에 하지 않느라 군대에서 2년을 버린 예비역입니다...
우선 드리고 싶은 말은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차별이 아닌 차이입니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애 낳을 때 얼마만큼의 고통을 받는 지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여성분들의 경우에도...
남자들이 군대에서 그 시간동안 어떤 고통을 받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주변의 지인들을 통해 어떠한 생활을 하는지 조금. 아주 조금은 들을 수 있으시겠지만요...
적절하지 못한 비유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아마 남성분들이 들을 수 있는 '애 낳을 때 되게 아프더라'라는 정도일 것 같습니다...
그냥 그렇대~ 이 정도로밖에 알 수 없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어서 말을 꺼냈습니다...
그래도 우린...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을 받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고통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느끼는 건 공통된 생각이겠지요...
그게 어떠한 종류의 것이던지요...
오유에 계신 수많은 예비역분들이 페미X 무슨X 하면서 욕을 하는 것은...
그 분들이 다른 사람이 느끼는 고통을 무시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군대에서 잃게 되는 수많은 것들이...
아무런 의미도 남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이렇게 고생했다...
우리 이렇게 살았다...
알아달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해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여성분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2년여를 살았다는 걸 인정해달라는 겁니다...
굳이 가족들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친구나...
친척들을 떠올리고...
그들이 군대를 건강히 잘 다녀왔다는 것을 축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예비역 남성분들...
저 역시 '집 지키는 개'랄까, 혹은 겨우'땅 지킨 것'(사실 뉘앙스가 그렇잖아요)등등 소리를 들으면 굉장히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도 우린 자랑스럽게 군생활을 마쳤습니다...
기분 나쁜 말을 들으면...
그것이 특히 자랑스러운 지난날을 무시하는 말이라면 당연히 화가 납니다...
다만...
그들과 같아질 이유는 없는 것 같다는 말이 하고 싶어서 말을 꺼냈습니다...
저는 우리 예비역들이 군에서 배워온 값진 것들이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보급이 좋지 못하더라도 굻어죽지 않을 뿐더러 더 악착같이 살아남을 수도 있었습니다...
휴가 나와서 혹은 전역해서 저 친구를 알게 되서 다행이야라고 느끼는 전우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는 지옥같았지만...
삶에 지칠 때...
가끔 그리워지는 군대도 남아있습니다...
우리 가족들을...
친구들을...
그리고 알지 못하는 수 많은 사람들을 지키고 돌아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갑시다...
우린 가진 게 많습니다...
우린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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