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군 가산점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고.. 또 이런 이야기가 회자될 때 마다 게시판의 글들이 과열되게 되는지라 사실 참 쓰기 조심스러운 글입니다
저는 32살의 비정규직 직장을 가진 미혼 남성입니다. 2002년도에 공군으로 전역을 하고 올해로 예비군도 끝이 났군요..^^ 즉.. 예비역입니다. 제가 상병때인가.. 군 가산점 문제가 터졌고 이를 부득부득 갈았던 기억이 납니다.
76년생 용띠.. 즉 32살이면.. 그리 어린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80년대와 90년대의 기억을 그럭저럭 가지고 있는 편이거든요. 남녀 평등 문제가 처음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했던것이 제 기억으로는 80년대 말이었으니까.. 한국 남녀평등 운동의 역사를 그럭저럭 보아왔다고 해야하나.. 그렇습니다.
지금 남녀평등 운동.. 혹은 이런 군 가산점 문제를 볼 때 마다 80년대 후반의 남녀평등을 보는것 같은 느낌이 저에겐 있습니다. 가령 이런것이죠..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 저학년 때 이지만.. 그 당시 남녀 평등의 주제는 대부분 이런것이었습니다.
'여성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지 말아라' '여성의 옷차림을 제한하지 말아라' '여성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라' '출산 후에도 고용을 보장하라'
등등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되는 주장이죠.. 2007년인 지금 이 세상 어떤 회사에서 함부로 여직원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킨다거나.. 여자 직원에게만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거나 회사 출근할 때 운동화 신고 왔다고 짤린다거나..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출산 문제도 그렇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임신 = 퇴사 였습니다. 지금처럼 육아 휴가 기간 가지고 싸우는 수준이 아니었죠..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내용들.. 그런데 그 당시엔 이런 주장이 남자들에게는 너무나도 과한 주장이었습니다. 여직원이 커피를 타는것은 당연했고, 임신한 여직원이 회사를 나가야 하는게 너무도 당연한 것이어서.. 이런 주장들은 재고할 가치도 없는 말도 안되는 내용들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었죠
그리고 그 어려운 시대에서도 많은 여성분들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해왔었고.. 지금의 2007년 이만큼이나마 세상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이 시대에서 여성분들에게 뭍고 싶습니다.
남자들은 같은 방식의 주장을 하면 안되는 것일까요? '국방의 의무를 남녀 동시에 부과하라' '직장에서 왜 무거운 짐은 남자만 들어야만 하는가' '회식 시간에 왜 여성들만 보호를 받는가' '육아 휴가를 왜 여성들에게만 보장하는가' 등등 말이죠
남성들에게도 남성들이 찾고자 하는 권리가 있고 그것을 위해 투쟁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 투쟁까지 듣기 싫은 소리로 치부하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군 가산점.. 정말 듣기 싫은 소리이실 것입니다.
그런데.. 오유 여성분들..
남성들이 국방의 의무를 지고 그에 따른 권리를 찾기 원한다는 상식적인 주장을 여러분들은 왜 듣기 싫기 싫어하십니까? 여러분의 아버지 오빠 남동생들이 가슴에 쌓여있고 응어리져있던 한스러운 이야기들입니다. 이런 이야기조차 듣기 싫으십니까? 그냥 남자들의 투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령.. 길을 지나가는 제 옆에서 어떤 꼬마가 넘어져서 피를 흘리고 울고 있다면 저는 그냥 지나갈 권리도 있고 그 아이를 일으켜줄 권리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일으켜주는게 도의이겠죠.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집단에서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했고 그 권리를 찾기위해 싸우는 집단이 있다면.. 정말 권리를 침해 당한것이 맞다면 응원해 주는것이 도의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땅에 사는 모든 남성들은 군 의무와 관련된 모든 권리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 아니라고 군에 몸 담았던 모든 사람들이 분노하고 투쟁하는 과정입니다. 80년대 후반에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위해 분연히 일어났던것 처럼 2000년대 후반에.. 이젠 남성들도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있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