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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 하고도 허걱 했던 경험...
게시물ID : soda_3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국밥의습작
추천 : 13
조회수 : 2515회
댓글수 : 48개
등록시간 : 2015/08/14 05: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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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수년 전 캐나다에서 주유소 알바를 뛰는데 손님이 와서 담배를 달라 하더군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그때 당시 정부에서 내려준 가이드라인이 "직원이 보기에 손님이 만 30세 이하로 보이면 신분증 요구 가능함" 이었습니다, 즉 직원 맘이라는 거죠, 저 문구가 쓰여진 포스터도 벽에 붙어 있었구요.

원하는 담배가 있는걸 확인한 후 손님 얼굴을 보고 신분증을 요구 했습니다.

보통 신분증 가지고 실랑이 하는 분들은 심해봐야 짜증/투덜 정도인데 이 분은 말 그대로 버럭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지르더군요.

옆에 매니저가 다른 손님 상대하고 있었는데 둘다 깜짝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손님만 쳐다 봤습니다.

워낙 뜬금없이 버럭한터라 약간 멍한 상태로 그 손님만 쳐다봤는데 한 15초 가량 소리를 지르면서 감히 어떻게 신분증을 요구하냐는 투의 내용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리고 그 손님이 말을 잠시 멈춘 사이 제 머리보다 입이 먼저 반응하더군요.

"만약 내가 신분증 없이 팔다가 걸리면 내가 벌금 200불 (벌금이 200불인지도 몰라요, 그냥 내 뱉었어요) 내고, 우리 사장도 200불 내야되고, 담배 판매 중지 먹고 난 이 일자리 잘리게 되는데... 너한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제 입에서 나온 소리가 제 귀를 통애 뇌에 다다랐을 즘에 생각했죠... X 됐구나!

다행인건 그 손님도 너무 어이가 없었는지 곧바로 신분증 제시하고 (지갑도 아니고 주머니에서 바로 꺼내더구먼 그냥 첨부터 내놓지...) 돈 주고 가더라구요.

그 손님 가고 옆에 있던 손님도 가고 매니저랑 단 둘이 남으니까 매니저가 조용히 저에게 "나이스"...




PS: 그 이후로도 뇌보다 입이 먼저 움직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한국 갔을때 도를 아십니까가 와서 저한테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라고 하시길래 정색하면서 "거짓말 하지 마세요" 하고 도망온 기억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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