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노무현 ‘선거법 위반’ 발언 맨위 장식
부시 “이슬람이 그런 허튼 짓 못하도록”
베를루스쿠니 “무솔리니는 아무나 죽이지 않아”
시라크 “이란 핵무기 가졌다고 위협 안돼”
블레어 “이라크 전쟁은 재난이었다”
“화는 입에서 나온다.”(禍從口出)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5일 세계 각국의 정상과 장관들의 말실수를 모아 내보낸 기사에 붙인 제목이다. 신문은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쿠니 전 이탈리아 총리 등이 말실수로 정치적 곤경에 빠지곤 했다며, 이들의 실언을 조목조목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선거법 위반 판정을 받은 말로 실언록의 맨 위를 장식했다. 신문은 “노 대통령이 야당인 한나라당 대선주자를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비판함으로써 선거법 위반 판정을 받았다”며 “노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 적어도 2차례의 연설에서 부패 문제를 거론하며 한나라당을 거듭 비판했다”고 소개했다.
말실수가 잦기로 유명한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폐막 오찬에서 한 실수로 실언록에 올랐다. 신문은 당시 부시 대통령이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시리아에서 그들(이슬람 무장세력)이 그런 허튼 짓을 못하도록 하면 그걸로 끝나는 일”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가 곤경에 빠졌다고 전했다.
베를루스쿠니 전 총리는 지난해 사담 후세인과 무솔리니를 비교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무솔리니는 아무나 죽이지 않았다”고 말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신문은 “그의 발언은 이탈리아 좌파 정당의 광분을 불렀다”며 “베를루스쿠니 전 총리는 어지러운 말을 내뱉는 대표적인 정객”이라고 꼬집었다.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월 비공식 간담회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가졌다고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신문은 “시라크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의 진정한 위협은 핵무기를 다른 아랍 나라에 유출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며 “이는 유럽의 아랍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했다.
블레어 전 총리도 인터뷰에서 혀를 잘못 놀렸다가 화를 불렀다. 그는 지난해 11월 “이라크 전쟁은 ‘재난’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라크 상황이 수렁에 빠져들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신문은 이 발언이 그해 내내 뉴스의 초점이 됐다며, 블레어 전 총리는 반대파들의 끈질긴 공세에 정치적으로 파산 지경에 몰렸다고 소개했다.
실언록에 가장 많이 오른 이들은 일본의 장관들이었다. 아소 다로 외상은 대만에 대한 식민통치를 미화하고, 일왕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희망해 주변국들의 반발을 샀다. 규마 후미오 전 일본 방위상은 최근 “원폭 투하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해 물의를 일으켰다. 신문은 “실언은 이제 일본 장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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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일 까대는건 대한민국이 최고죠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