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100장

저는 작은 교회의 목사입니다. 지난 6월 3일, 의정부교도소로부터 제게 우표 100장이 든 편지 한 통이 날아왔습니다. 자신의 죄 값을 치르느라 교도소에 있는 최00 청년이 보내온 것입니다. 그의 편지에는 "우표 100장을 동봉합니다. '건축헌금'을 하고 싶은데 이것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씨앗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편지를 주고받으면서도 절대 사연을 묻지 않았기에 최군이 어떤 이유로 교도소에 갇혔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홍익대 미대를 지원할 만큼 그림도 잘 그리고, 노래도 참 잘하는 다재다능한 청년입니다. 지금은 전국 교도소의 수감자들 가운데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자격을 얻어 1년 동안 영어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우표는 담장 안에서 소지할 수 있는 유일한 유가증권입니다. 담장 안에서는 돈 거래를 할 수 없지만 우표는 자유롭게 구입하고 선물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군은 자신의 영치금 25,000원으로 우표 100장을 사서 제게 보내준 것입니다. 참으로 마음이 뜨거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대견하였습니다. 그 우표를 20장 혹은 10장으로 나누어 저와 편지로 교제를 나누고 있는 교도소의 다른 청년들에게 보내 주었습니다. 전에도 우표를 보내 준 적이 있어 다들 고마워하지만 이런 사연이 있는 우표인줄 알면 모두들 깜짝 놀랄 것입니다. 이것은 비록 작은 사건이지만 우리 인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비타민 같은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박 상 진 - -------------------------------------- 많이 가진 사람만이 나눌 수 있다고 지레 절망하지 마세요. 일상 속에서 자신의 것을 아껴 나눌 때 마음의 울림이 더 진하게 전해집니다. - 숨을 쉬듯 나누세요. - ☞ 배경음악 Piano - 참 아름다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