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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본격 원자 로판물
게시물ID : science_357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S
추천 : 0
조회수 : 31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5/19 17:08:31
"──탄소…?"

산소는 쥐어짜내는 듯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탄소. 한때 산소와 공유결합했던 소녀이자───그 결합물로 인간을 중독시켰던 최악의 소녀.

산소의 말을 들은 탄소는 어깨를 으쓱했다.

"어머, 그런 눈으로 보실 필요는 없잖아요."

"뭐──"

산소는 숨을 삼켰다.

지금으로부터 몇 시간 전, 산소는 수소를 만나기 위해 몸소 물컵에 들어갔지만, 대기하고 있던 헬륨이 산소의 눈 앞에서 수소를 납치해 갔다. 

겨우겨우 그 자리에서 벗어난 산소는 공기 중으로 대피했지만,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무력감을 담아 전자를 굴리는 일 뿐이었다.

탄소가 산소 앞에 나타난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산소를 지켜줄 원소가 없다는 것을.

산소를 지키기 위해 달려올 원소가 없다는 것을.

탄소의 『공유결합』을 막을 원소가 없다는 것을.


"큭──"

산소는 몸을 딱딱하게 굳히면서 한 걸음 물러났다. 그런 산소를 못마땅하게 쳐다본 탄소가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발을 굴렀다.

"진정하세요. 전 이자리에서 산소 씨를 어떻게 할 생각이 없답니다."

"──뭐─"

"산소 씨. 수소 양을 구출하고 싶지 않나요?"


탄소의 말을 들은 산소의 눈동자가 크게 확대되었다.





@




"으…으음…"

희미한 신음을 흘리면서 눈을 뜬 수소는 크게 하품을 했다.

"흐아아암…"

그것은 그녀가 매일 아침에 산소랑 같이 하는 행동이었다. 의식이 완벽하게 깨어나지 않은 수소는 평소 습관적으로 취하던 행동을 반복했다.

"으음…음냐…"

수소는 고개를 앞뒤로 흔들면서 침대에서 나왔다. 아니,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수소는 몸을 뜻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무, 무슨…"

수소가 채 상황을 인식하기도 전에 방 한쪽에서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

조금 전까지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벽에 균열이 생기더니, 벽의 일부가 기계음을 토해내며 자동문처럼 옆으로 미끄러졌다.

잠시 후, 그 문을 통해 한 원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수소는 눈을 가늘게 뜨며 방금 들어온 원자를 본 순간, 달려들려고 했지만 그녀를 묶은 구속 장치는 생각보다 튼튼했다.

"너, 이 녀석───"

"진정하십시오. 수소 양. 현재 당신이 지닌 힘으로는 그 구속 장치를 부술 수가 없습니다."

감정이 전혀 담기지 않은 듯한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그 어떤 원자와도 섞이지 않는다는 별명을 가진 원자, 헬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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