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조용한 사람들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내가 지금 여기 있는 게 저 사람한테 방해가 되는 건 아닌가' 걱정하게 만들어요. 그런 얘기 꽤 들을 것 같아요. "혼자 있는 거 안 좋아해요. 특별히 뭐 안 하고 조용히 있어도 주변에 사람이 많은 게 좋아요. 어려서부터 가족이 많은 집에서 자랐고, 형이랑 누나들, 마당에는 개하고 소에 닭까지 뛰어다녔어요.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말수가 적어지고 불편한 건 다들 그럴 테고. 저도 그 정도예요. 혼자 있어야 자유롭다거나 곁에 있는 사람들을 눈치 보게 만들진 않아요. " (08.9월GQ 인터뷰) Q. 그런데 왜 어디도 안 나와요? 파티건 행사장이건. 어디건 거기 있는 게 즐겁고 내 역할이 확실하면 가겠죠. 그런데 패션 행사에 초대되고 낯선 사람들과 인사 나누고 유행을 아는 것처럼 말하고.. 그런 쪽으로는 재주가 없어요. 잘 모르기도 하고 거기서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이 딱히 없으니까. 그런 자리에 있을 때 멋지고 빛이 나는 배우들도 분명 있어요. 그런덴 절대 안 간다, 그런 마음은 아니죠. 다만, 무슨 일이든 명분이 분명하지 않으면 잘 안 해요. (08.9월GQ 인터뷰) Q. 어젠 너무 열심이어서 놀랐어요. 그 더운데 털 코트 벗을 생각은 안 하고, 촬영장에 온 개 물부터 챙긴 것도 그렇고. "이번엔 좋은 의도가 있으니까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난 배우인데 왜 옷을 갈아 입고 사진을 찍어야 하나, 그런 생각은 안 했어요. 하기로 한 거니까 열심히 하자 싶었고, 연습도 많이 했어요. 개들은 가엾잖아요. 더운데 사람이면 물 달라고 말이라도 할텐데. 어려서부터 집에 강아지가 많아서 그런지 동물에 대한 애착이 커요. 강아지가 낳고 걔가 자라서 또 강아지 낳고. 그런 걸 다 보고 컸어요. 가족 같아요. " (08.9월GQ 인터뷰) Q. 어떤 배우는 전성기 때 영화 크레딧에 이름 올라가는 순서를 두고도 싸웠다고 해요. 그런 식의 욕심은 어때요. 자존심에 관한 거랄까. 눈에 뻔히 보이는 걸 놓고 욕심 내고 싶진 않아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일에 자존심을 걸진 않아요. 세상에는 진실이 있고 순리도 있으니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거죠,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08.9월GQ 인터뷰) Q. 강물이 흐르는 게 순리라면 연어는 그걸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요. 젊은 남자한테는 그런 것도 있어야죠. 치기일지라도 젊은 날엔 그게 ‘파이팅’이니까. 파이팅은 스스로를 향해 하는 거죠. 제일 어려운 게 내가 만족하는 거예요. 이만하면 됐다 싶은 거요. 전 그걸 잘 못해요. 대신에 사소한 일에는 힘쓰지 말자는 주의예요. 도로에서 끼어들기 같은 걸로 경쟁하는 거나 친구끼리 소리 지르고 싸우는 건 잘 안 하죠. 다혈질 기질이 있어서 욱하는 순간이 있어요. 그럴 때마다, 조용한 곳에서 한숨 돌려요. 몇 분만 지나도 아까 그 마음이 아니니까. 감정에 밀려서 벌컥 화내는 상황이 싫어요. Q.분하거나 마음이 크게 상한 일이 있어도 조용한 곳에서 혼자 있어요? 네. Q.아무도 안 만나요? 위로 받고 싶지 않아요? 나중에 만나요. 화도 풀리고 속상한 것도 없어진 다음에. (08.9월GQ 인터뷰) Q. 폐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건, 배타적인 성격에서 나오는 걸지도 몰라요. 친구고 가족이고 동료인데 폐가 어디 있어요. 어렸을 때는 다른 사람을 못 믿었어요. 저 사람이 나를 함부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고 쉽게 뭔가를 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 방법으로 택한 게 다른 사람과 벽을 쌓는 거였어요. 그땐 방법도 몰랐고 어쩔 줄을 몰랐으니까. 그게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내 행동이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단 걸 알았어요. 상처받지 않으려고 한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구나, 그러고 나서는 좀 달라졌죠. 요즘은 그래도 많이 편안해졌어요. 다들 성격 좋아졌다고 하니까. 폐 끼치기 싫단 얘긴, 책임감 같은 걸 거예요. (08.9월GQ 인터뷰) Q. 부모님은 아직도 정선에 사시죠? 그럼요. 거길 떠날 마음이 전혀 없으세요. 저도 정선에 있는 시간이 많아요. 어디 여행 다니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틈날 때마다 정선 집에 가요. 외국의 휴양지보다 거기가 좋아요. 서울에서는 뭘 할 시간도 없을 것 같은데 막상 하는 일은 별로 없어요. 일을 하지 않을 때의 배우는 사실 한가하거든요. 그런데도 선뜻 이걸 해볼까, 하는 마음이 안 생겨요. 정선에선 달라요. 할 일이 많죠. Q. 가면 뭘 해요? 걸어 다녀요. 동네 어른들한테 인사도 다니고, 어릴 때 놀던 골목에도 가고, 학교 운동장도 자전거 타고 빙빙 돌고. 그러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아무 생각도 안 들어요. 워낙 자주 가니까 동네 어른들도 으레 왔겠거니 하세요. 평상에 누워 있으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나요. 그런데 죄송하죠. 마음의 짐을 덜러 가는 거니까. Q. 힘든 일이 많나요. 집에 가서 짐을 덜어두고 와야 할 만큼. 아니에요. 집이니까 부모님이니까 믿고 그러는 거죠. 괜찮아요. (08.9월GQ 인터뷰) Q. 당신은 어떤 부분에서 확실한 자기 영역을 갖고 싶나요? 일 얘긴 좀 빼놓고.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 화려한 것, 말로 가늠할 수 있는 건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 안 해요. 스스로 만족할 수 있으면 되고. 아, 연애가 있겠구나. 누군가를 택했으면 그 관계에 완전히 몰입해요. 제일 좋은 애인이 되고 싶죠." (08.9월GQ 인터뷰) "나이가 들면 아들에게 존경받는 아버지가 되고싶어요.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그게 더 어려운 일이에요" (08.9월GQ 인터뷰) 타임캡슐에 무엇을 넣고 싶은지를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 뭘 넣는다고 하나요? 전 딱 하나밖에 생각나지 않아요. 백일 사진. 부모님 생각이 나거든요. 당시만 해도 시골에서 백일사진 찍는 게 쉽지 않았대요. 형제들 중에서도 저만 갖고 있어요. 제 사진이지만, 되게 예뻐요 (웃음) 그리고 부모님의 그 시절도 정말 아름다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많이 힘드셨을 것 같다는 생각도 요즘에서야 들고요" (2009.06 바자 인터뷰) "전 가족들과 일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그들과 함께 있을 때 전 배우가 아니잖아요. 어디가서 제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해요. 당시엔 나라는 사람 때문에 굉장한 관심을 받겠지만 그게 모두 상처로 돌아올 수 있으니까- 그래서 어린 조카들은 '저 삼촌 없어요. '나 삼촌 이야기 안했어' 그래요. 그래도 다른 연예인들 사인 받아달라고 하면 받아는 줘요. 나는 안해주지만- 삼촌 되게 밉다고, 재수 없다고 그러죠 (웃음) 하지만 조카들이 제가 뭘하는 사람인지, 뭘 하고 있는지 몰랐으면 좋겠어요" (2009.06 바자 인터뷰) "사색에 잠기다 보면 기분이 막 좋아져요. 물론 주변에서는 듣다 못해 '그 꿀꿀한 음악 안끌래?!" 이러지만 말이죠. (웃음) " "그래서 당신이 말수가 극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철학적이라는 얘기를 듣는군요" 했더니 그가 비웃는다. "철학적은요무슨. 훗훗. 지금 내가 4차원이라고 얘기하고 싶은거죠?" (2009.06 바자 인터뷰) "왜 드라마를 안하냐고들 하셨지만, 실은 못하는 거였어요. (웃음) 상처가 있었죠. 처음에 시작할 때, 제가 뭘 알았겠어요. 티비에서 보는 스타들은 다들 연기를 잘하는구나,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했는데, 그게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죠. 신인이었을 땐 오디션도 봤지만, 보면 뭐합니까. 족족 다 떨어지고...(웃음) 그게 연기냐 그런 소리나 듣고.. <꼭지> 찍을 땐 정말 겁이 났습니다. 쟁쟁한 대선배님들 사이에서 50회 동안 단 하루도 긴장을 늦출 수 없어 병이 날 지경이었어요. 물론 그 긴장감과 에너지는 지금도 큰 힘이 되지만 그 땐 이 일은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니구나...좌절했으니까. 그래서 활동을 아예 접고 연기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했어요. 그리고 영화를 시작하게 된거에요. 영화는 내게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주었고,절 자괴감에 밀어넣지만은 않았어요.." (2009.06 바자 인터뷰) “이런 호시절이 과연 언제까지 갈까…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바보 같은 짓인 걸 알지만 그런 생각을 해요. 제가 비관주의자인가요? 어느 순간 이게 뚝 끊긴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나 자신을 지키지 못했을 때, 난 어떻게 할까… 짐작할 수 없는 그런 일들에 심적으로 대비도 하고, 준비도 합니다. 그럴수록 내가 날 가꾸어야 한다는 부담도 점점 커지죠.” (2009.06 바자 인터뷰) “저는 배우로서 욕심이 많아요. 아직까지 거칠면서 진실한… 그런 정도의 상태예요. 사람들은〈가을동화> 속의 저를 더 기억하고 있고, 그 캐릭터에 대한 환상을 지속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진짜 저를 보면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실제 생활에서 저는 스스로에 대해 매력이 없다고 느끼고 그래서 자신감도 부족한 편이예요. 그래서 캐릭터의 옷을 입고 스크린 속에서 연기를 통해 멋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어요.” (09년 6월 보그인터뷰) “저희 집은 5남매라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엄마를 받아들이고 그걸 사랑이라고 생각했어요. 엄마는 제가 배우가 됐다고 해서 그게 대단한 거라고 궁금해하지 않으세요. 저는 그냥 막내아들일 뿐이에요. 제가 일하는 모습에 대해 한번도 얘기한 적 없고, 엄마도 그냥 밥은 꼭 먹고다녀야한다거나, 겸손해야한다는 말씀만 해주세요." (09년 6월 보그인터뷰) “저한테 자꾸 질문을 던집니다. 왜 이렇게 불안한 건지. 10대, 20대, 30대 초에는 느끼지 못했던 불안이 대체 어디서 오는 건지. 어디까지 올라가야 그 불안이 없어질지… 하지만 영화 하는 동안만큼은 그 불안을 잊습니다. 부모님이 계신 시골에 가서 어슬렁거릴 때도 불안이 사라집니다.” (09년 6월 보그인터뷰) 원빈은 본래 근심 걱정이 많은 캐릭터다. 내가 잘했다고 해도 "감독님, 맘에 안드시는데 그냥 가시는 거죠"라고 묻더라.. 명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 원빈은 또 안 믿고우울해하고 괴로워하기에 두세 테이크 더 찍었다. (마더 봉준호 감독 인터뷰 中) "형식적인 인터뷰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묻고, 짧게 답하고 나를 설명하고... 그냥 절 느끼는 만큼만 쓰시면되고, 아니더라도 어쩔수는 없는거죠. 이것 역시 내 일이라 생각하고는 많이 좋아졌어요. 예전엔 네, 아니오, 모르겠는데요- 세 마디로 끝내는 바람에 인터뷰하기 어려운 연예인 1위에 오른적도 있었죠. 그렇다고 인터뷰를 잘하는 연예인 1위로 꼽히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웃음)" -09년 6월 바자 인터뷰 -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일로 만나다보면 쉽게 만나고 쉽게 멀어지게 된다. 쉽게 멀어지면 상처를 주게 되니 아무래도 거리를 둔다. 남들을 보는데 오래 걸리는 편이기도 하다. 또 말을 아끼는 건 아니다. 별로 할 말이 없으니 안하는 것일 뿐. (10.7.21 스타뉴스 인터뷰) 인테리어 잡지같이 차려놓고 살 듯한데, 광명시 누나네 집에 얹혀산다. 혼자 살면 몸이 축나기 때문에 독립을 안한단다. 요리는 잘 못한다. 대신 설거지 전담조다. "둘 중 하나라도 잘 해야하지 않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주량은 소주 세 잔. 운동은 적당히 한다. 특별한 촬영 스케줄이 없을 때는 주로 잠을 잔다. 재테크는 영 관심도, 재능도 없다. 지금도 들어오는 돈은 고스란히 통장에 넣는다. 완벽한 아날로그적 감수성. 미니홈피가 뭔지 모르고, 트위터까지는 한참 남았다. 온라인 댓글도 잘 검색하지 않는다. 취미는 나홀로 영화 관람. 의외로 아침형 인간이다. 집 근처 멀티플렉스에서 아침 첫 회를 즐겨본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는데 텅 빈 극장에서 홀로 영화를 볼 때 행복을 느낀단다. (10.7.29 스포츠서울 인터뷰) # 혹시 촬영 초반에 새론 양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없었나요? 새론이는 노력해서 다가가면 더 멀어지는 스타일이라서…(웃음) 아이지만, 자기를 아이처럼 대해서 지나치게 신경 써주면 더 부담스러워했어요.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 어쩌면 그런 면에서 원빈 씨와 잘 맞았겠네요. 원빈 씨는 전작에서도 배우들과 친해지려고 인위적인 노력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웃음) 네, 그런 면에서 편했죠. 진심이 우러나지 않는 행동은 이미 자신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거니까요. 자연스럽게, 진실하게 다가가는 게 제일 좋죠. (2010.08.06 네이버 심층인터뷰) "원빈이 참 대단한 게 힘들다거나 쉬고 싶다고 투덜거린 적이 한번도 없다. 그냥 했다. 운동 잘하는 배우, 액션 잘하는 배우 다 필요없다. 와서 열심히 할 수 있는 배우가 좋은 배우다. 원빈은… 정말 소 같다고 해야 하나. (웃음) 처음부터 끝을 보고 갔던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나 꼭 저기까지 간다는. 처음에 만났을 때와 지금의 원빈은 하늘과 땅 차이다. 정말 잘해줬다." (2010.8. 아저씨 무술감독 박정률 인터뷰 중) Q. 그러면 미래에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림을 그려 놓았나. 다만 열심히 할 뿐이다. 작품이 정해지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 게 욕심이고, 그래서 결과가 좋으면 나중에는 어느 누군가 닮고 싶은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Q.당신은 어떻게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순간에 충실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왜냐하면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고, 지나가면 되짚을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에... 물론 뒤돌아보면 후회할 일도 있겠지만, 되도록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고 싶다. 미련을 갖는다고 뭔가 달라지는 것도 없고, 가장 좋은 건 그 때 그 순간을 살았으면 좋겠고, 그 순간 후회하는 일이 적었으면 좋겠다. 후회하는 일이 생기겠지만 그걸 최소한으로 만들고 싶다. (2010.8 텐아시아 인터뷰) 가끔씩 원빈 인터뷰에 보면 우울한 냄새가 너무 강해서 (항상 그런건 아니고 가끔씩.. 특히 휴식기때랑 마더때가 절정...) 읽고나면 기분이 이상...오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