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니삭스 대회 때 "니삭스 신을 거면 옷도 그에 맞춰 입어줘야지!" 하고 세라복을 사서 입고 사진을 찍고, 그게 얼떨결에 1등까지 해버려서 그런가 갑자기 뭔가 번뜩하고 깨달았다고 해야 할까요
"나도 코스프레가 하고 싶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주변 사람들 중에 일반 덕후들은 있어도 코스까지 해본 사람은 없고, 저도 아는 게 없다보니 코스프레 관련 카페들 가입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가입 했었어요.
그래서 가입한 카페마다 가입 인사글 올리고. 그러더니 갑자기 네이버 카페 앱으로 1:1톡이 오더라고요.
사진사래요. 그러면서 혹시 같이 함께 해보지 않겠냬요. 그래서 그때는 생각 없이, "오 사진사시라니 안녕하세요!!" 하고 반갑게 맞이해 줬죠.
그래서 코스 해본 적 있냐고 물어보길래, 세라복 입고 집코 한 번 해본 게 전부라고 했어요. 사진 좀 보여줄 수 있냬요. 그래서 니삭스 대회 때 찍어뒀던 사진(물론 얼굴은 가렸던)을 보내줬죠.
그러면서 진지하게 "저 무슨 옷이 잘 어울릴까요?" 하고 물어봤어요. 진짜 코스는 하고 싶은데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서요.
그랬더니 "부르마나 스쿨미즈나 바니걸 같은 건 어때요?" 이렇게 답장이 오더라고요? 물론 저도 입어보고 싶은데, 아직 그럴 엄두가 안 났을 때여서 "그건 좀 힘들 거 같다" 그랬어요.
왜냐고 물어보길래, 돈도 없어서 사입어보고 싶긴 한데 돈부터 모아야 될 거 같다고 말했죠. 그랬더니 하는 말이, 지원해주겠대요. 그래서 첫 코스옷 만큼은 직접 제 돈으로 사서 하고 싶다, 라고 했더니 "그럼 아첼 님이 하고 싶은 옷은 직접 사서 하시고, 제가 원하는 의상은 제가 지원해도 될까요?" 그러는 거에요.
근데 솔직히 부담스럽잖아요. '내가 옷 지원해줄게! 입고서 찍혀만 줘!' 엄청 부담스럽지 않나욬ㅋㅋㅋㅋㅋ 근데 이런 식으로 계속 부르마나 스쿨미즈 같은 걸 요구하는 게 좀 그렇긴 했어요.
그런데 마침 곧 친구 만나러 나가봐야 될 때라 대화 잠시 중단할 겸 해서, "혹시나 오해하시기 전에 말씀드리는데 여장입니다" 하고 얘기했더니
'아 남자시구나'
그 갑자기 문체가 변하면서 팍 식는 그 느낌 있잖아요? 네 딱 그렇게 변하더라고욬ㅋㅋㅋㅋㅋ 그렇게 친구 만나러 갔다 오겠다고 한 이후로 1:1톡도 안 받더라고욬ㅋㅋㅋㅋㅋ
예끼 이놈아 남잔지 여잔지도 모르고 닉네임만 보고서 여코어인 줄 알고 접근해놓고 여장코스하는 걸 줄은 몰랐겠짘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 이런 게 변태 사진사구나" 하는 느낌이 오더라고요.
뭐, 그러다 지금은 수주샵에 의상 수주도 넣어놨고, 사퍼 바니걸즈 의상은 다음달 초쯤에 택배로 올 거고요. 뭐, 어떻게든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