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의 7집 앨범 ‘Live Wire’에 수록된 일부 노래가 방송 전파를 타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7집 수록곡 중 몇몇 노래 가사에 성폭행을 뜻하는 ‘Sexual assault’란 단어나 영어 욕설인 ‘Fucked up’ 등이 담겨 논란이 일고 있다.
서태지 7집의 4번째 수록곡 ‘victim’의 가사에는 “Sexual assault 난 타인에 미친 밤에 저무는가/Sexual assault 넌 넥타이에 목 졸린 채 구토를 하는 너”란 표현이 있고,10번째 수록곡 ‘f.m.business’에는 “Suck up ma Fucked up Music Business” 등 영어 욕설 표현이 있다.
서태지의 새 앨범은 28일 현재 지상파 방송사 중 MBC에만 심의 신청이 들어가 있다. MBC에서 음반 심의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 “앨범 수록곡 중 ‘f.m.business’는 ‘Fuck’이라는 단어 때문에 불가 판정을 받을 확률이 거의 100%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victim’의 경우 ‘처참히 찢겨버린 테러리즘에 죽어진 아이야’ 등 죽음을 연상하는 표현 때문에 불가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아직 심의 신청이 들어가지 않은 KBS와 SBS 역시 방송을 하려면 앨범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서태지 새 음반에 대한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서태지 새 앨범에 수록된 ‘victim’은 성폭행이나 강간을 미화한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서태지는 이 노래에서 여성의 정당한 권리가 지켜지지 않은 이 땅에서 희생당하는 여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서태지는 25일 가진 컴백 기자회견에서 “외국생활을 해보니 한국 여성문제가 심각함을 깨달았다. 억압받는 여성을 해방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서태지는 기자회견에서 “‘Fucked up Music Business’는 엉망진창인 뮤직 비즈니스를 뜻하는 것”이라며 “혼을 바쳐 만든 음악을 돈을 주고 거래를 한다는 것에 대한 의문과 회의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래 가사가 담고 있는 메시지의 전체적인 내용보다는 구체적인 단어의 뜻이나 표현을 따지는 현재의 방송사 심의 관례에서 이러한 서태지의 의도가 과연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는 욕설이나 성적 표현이 담긴 노래를 심의할 때 대부분 방송 불가 판정을 내렸다. 지난해 박지윤의 ‘할줄 알어’가 성적 상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고,2000년에는 DJ DOC의 5집 수록곡 ‘lie’가 노랫말 중 ‘머더 퍽커스’란 영어 표현이 문제가 돼 방송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