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너를 처음 본게 떨리는 마음으로 회사 첫출근날 아침 버스 안 이 였지.
매일 아침 8시05분 울산 827번(지금은 824번 ) 만원 버스 안 정말 미어 터지도록 공고학생들이 타는 버스지
그날따라 첫입사라 잘보이고싶었고 어울리지도 않은 치마를 입고탔지 .
정말 콩나무 시루처럼 북적이는 시커먼 공고학생 여러분 속에서 흔들리는 버스 때문에 몸에 끼는 치마는 왜자꾸 올라가는지..
잡을곳도없어 치마를 내리지도 못하고있는데 넌 의도한바는 (?) 아니겠지만 내뒤에 서게되었지.
버스가 급정거하고 내가 결국. 손이미끌어져 넘어지는 참사가 발생할뻔하였지만, 버스손잡이를 잡은 너가 나를 막아주는 덕분에
나는 다행이 버스철퍽녀가 되는걸 막았단다. 그리고나서 내가 손잡이를 잡을수있게 너가 잡던 손잡이를 나에게 주며 ' 이거잡으세요 '
라고 말해주었지 - . 상냥한말도아니고 , 부드러운 목소리도 아니고 무뚝뚝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였지만,
내 이 주책없는 심장은 쿵쿵 뛰었단다 .
난 그뒤로 아침버스를 탈때마다 사실 일부러 다른곳에 자리가있음에도 불구하고 , 너가 서있는 근처 , 앞,뒤,좌,우 ( 꼭 한칸씩띄웠음 - )
같이 서서 아침마다 설레였었지 . 가끔 친구들과 보이는 미소 , 큰키와 , 평범한외모 , 그때 당시 내나이 23살 ' 뭐 19살 이면 4살차이 밖에안나는데뭐 '
라고 생각하며 혼자 상상에 나래를 펼치며 너를 힐끔힐끔쳐다보았지.
그렇게 2년에 세월이 흘렀고 , 사실 해가 바뀔때 , 너가 졸업해서 이젠 버스안에서 못볼꺼란생각에 아쉬워했지만.
그다음해에도 너와 1년을 같은버스를 탔지 .
' 음..19살 아니고 18살이었나? 그럼 5살 차,차이? 그,그래도뭐 - 요즘 연하가 대세니깐 '
이렇게 또 말도안되는 상상에 나래를 펼치며 1년을 너와 같은버스를 타며 혼자 설레어했지 .
너가 버스에 내리는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 K야 ( 교복에 이름이 붙여져있어 이름을 외움) 잘다녀와 ' 인사도했단다.
( .. 쓰고보니 ..미친년같네요 ㅠㅠ )
그렇게 너를 격하게 아꼈는데..
이번에는 정말 너가 졸업했는지 볼수가없었지.
그렇게 아쉬워하며 , 어느덧 내기억속에 잊혀져 가고있었는데..
왜 오늘아침..교복을 입고.. 버스를 다시 탄거니 ?.... 그럼 .. 너와 나의 나이차이가 무려 6살 ...?
나는 .. 그런줄도 모르고 ㅠㅠ 너와의 말도안되는 상상에 나래를 펼치며 - 설레어 했던거니?
갑자기 얼마나 웃음이 나는지 , 오늘아침 바보같은 2년을 생각하며 부끄럽기도 하고 , 웃음기도 하고 - 아쉽(?)기도 하고
어짜피 너 나이가 어떻든 소심하고 , 잘나지 못한 나라서 고백따위는 하지 않았겠지만, 적잖은 충격이었단다.
이제야 말할께 내 지난 2년동안 매일 아침을 설레게 하던
버스연하남 K 야
그동안 아침마다 어디서 느껴지는지 모를 끈적임의 눈빛을 받았을텐데 미안해 ㅠ
그리고 고마웠어 - 그래도 니덕분에 아침마다 출근하는게 참 설레였단다 . 덕분에 회사도 즐겁게 다닐수있었어.
이제는 끈적이는 눈빛도 쏘지않고 뒤에서 힐끔힐끔 쳐다도 보지않을께
남은 학교 생활 열심히하고 좋은 대학 합격하길 바란단다.
버스안 검은 바둑알속에 흰알이되어준 버스연하남 K야 .
이제 안녕 - .
PS : 너도 오유 하는거 봤단다.. 너도 안생긴다.. 조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