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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대라고 쓰고 물류센터라고 읽는다
게시물ID : military_358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적절한오유인
추천 : 4
조회수 : 1045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3/12/15 23:12:47
강원도 모사단 보수대 1종 관리병으로 복무했었습니다. 

사실 군 복무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병사분들이 보기에는 보수대 병사들은 잘 보기도 힘들고
보여도 아마 선임들한테 "쟤네들이 우리사단에서 제일 꿀빠는 새끼들임..."
이런얘기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뭐... 사실 부정은 안합니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의무대 추진나가면 그쪽 아저씨들이랑 
"아 아저씨 솔직히 우리가 더 편하죠 인정할 껀 인정해요."
"뭔 소리세요 아저씨들은 솔직히 힘들죠 편한건 우리가 더 편하지"
이러면서 내가 더 편하니 니가 더 힘드니... 나름 사단에서 편한 부대 타이틀 걸고 설전이 오가곤 했으니까요.

근데 이건 농담삼아 하는 얘기고 솔직히 보수대에서도 1/2/3/4 - 폐품 등등 많이 갈리긴 하지만 보수대는 보통 병사들이
힘든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힘든 부대입니다. 전 1종이었는데 부대 특성상 2종 4종 폐품 등등도 서로서로 지원을 해주고 또 받아가면서
어느정도 개념은 익혔었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이런 식입니다.

(ex)
1종의 경우 - 월요일 : 취사병과 같은 시간에 기상, 부식 분배 시작 - > 빠르면 10시, 늦으면 1시까지 부식 분배 완료, 식사후 1종품 수령및 불출 (ex)                                       맛스타 2000박스 도수운반, 30분후에 들어온 식용유 10000L 도수운반 
                  화요일 : 군량곡 수령 및 불출 - 각 연대별 담당 병사 1명 씩 배당, 남은 병사들은 화요일날 들어오는 1종품들 수령 및 불출. 
                  수요일 : 월요일과 같이 부식 분배. 꼬리곰탕 5000kg 수령, 생수 25000병 수령, 전투식량 2300박스 수령

뭐 이런식입니다. 양은 조금씩 차이가 있고 물건이 쏟아져 들어오는 날에는 저거보다 심할때도 있지만. 월,화,수,금에는 항상 정해진 업무가 있고요, 1종 관련 품들은 전투식량은 조금 특이한 케이스지만 이걸 제외하면 전부 1달 주기로 모든 물건이 빠져나가고, 또 그만큼 +@ 만큼의 물건을 받아야 하기때문에... 그리고 대부분의 다른 사단 보수대나 급양대에서는 지게차를 쓰지만 우리는 지게차를 쓸 수 없는 매우 노후화된 창고 시설의 구조적인 결함때문에 저 위에 쓰인 물량들을 전부 사람손으로 내리고 또 쌓았어야 했습니다. 가끔 1종 지원 나가는 분들이 연대급이나 대대급 물량 취사장에서 받는거 보고 와 군량곡 30가마 언제내려... 이러는데 300~400가마를 싣는 건 보수대 소속 창고병과 운전병 두명이서 다 싣고 가는 거라는거. 

2종은 아무래도 순환 주기가 좀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대신 한번 들어올때 좀 무거운 것들이 있는 편이죠. 예를 들면 냉장고...라거나 식기 보관함...이라거나 책상 300개라던가... 휴지가 한 400~500박스 들어오던가... 좀 개념이 없는 편입니다. 2종창고 그래서 뒤져보면 장군들 숙소로 가는 대형 TV라던가 드럼 세탁기라던가... 돈좀 되는 품목들이 좀 있습니다.하여튼 결국은 똑같아요. 물건 오면 받고, 받으러 오면 빼주고. 그걸 전부 사람 손으로.

3종은 여름에는 솔직히 작업병으로 강제전직할만큼 할일이 없습니다. 너무 할일이 없다보니까 행보관님이 제초기 쥐어주고 니네는 풀이나 베라-하고 시키면 지루함에 못이기던 창고병들이... 심지어 선임들이 후임들 가서 놀라그러고 지들끼리 잔디로 팝아트하고 그럽디다.  3종 창고 뒤에 있는 산에서 뱀잡고 놀고 나무 열매 따먹고 지하창고에서 자고... 여름에는 얘네는 그냥 잉여에요 잉여 다른 창고에서 지원 나오면 오히려 더 좋아함 남아도는 힘을 주체를 못하는데 일거리가 생기면 힘쓸데가 생기니까. 대신 기름소비가 많아지는 겨울에는 진짜 힘들고 밥을 제시간에 먹는 꼴을 본적이 없습니다. 소위 "대량"이라고 표현하는 20,000L 짜리 유조차가 한대도 아니고 3~4대씩 일주일에 3~4번씩 들어오는데 그거를 당일에 거의 쫙 뿌립니다. 추진간다고 많이 표현하죠. 2~3명이서 유조차 타고 계속 도는겁니다. 하루왠종일 기름 쏴주고 돌아오면 5~6시. 심하면 8시에도 들어오던데... 업무시간이 칼같이 정해져 있는 보수대에서 시간 넘어서까지 일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몇 없는데 그중하나가 겨울의 3종입니다. 

4종은... 솔직히 정말 솔직히 일년에 두번 들어오는 시멘트 대작전이나 목재 폭탄 맞을때 빼고는 하는게 없습니다. 그나마도 시멘트같은것도 다른 종들 평소에 하는 업무정도 밖에 안되요. 얘네는 솔직히 창고병들 중에서는 그나마 좀 나은편.

폐품 - 받는 물건이 쓰레기다 보니까 업무도 쓰레기 같음. 솔직히 얘네가 제일 거지같은거 같아요. 폐품은 지원을 1종 다음으로 많이 받는 편이었는데 한번 지원 갈때마다 클라스가 다릅니다 근데 그래도 오래걸림... 9.5톤 트럭 4~5대에 물건을 꽉채워서 실어야 되는데 말이 꽉채우는거지 조금만 무거운거 잘못들으면 허리 바로나가는데 심지어 들기도 거지같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그나마 새로오셨던 중대장님 지휘받아서 쓰레기장을 폐품 창고로 대격변 시키는데 두달 걸렸네요.

사실 전 1종이라 1종에 대해서 할말이 많았는데 쓰다보니까... 힘이 빠진다...

뭐 궁금한거 있으시면 질문 환영이에요 보수대 썰 아마 자주 들어보시기는 힘들텐데 질문 드루와 드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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