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관의 자살은 일말의 동정도 느껴지지 않는 선택입니다. 병역비리로 드러난 그의 부도덕함 때문도 아니요, 승부조작 비리에 가담했다는 사실 때문도 아닙니다. 그의 선택은 그가 받아야 할 정당한 처벌을 피해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은 물론 친구와 가족, 축구를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땀 흘려 노력하는 동료와 선후배를 모욕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노력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는 축구의 정신을 훼손했습니다. 그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뤄야 마땅했습니다. 그것이 그가 가질 수 있는 마지막 개전의 기회이자 인간으로서의 도리였습니다. 망자에게는 무례한 얘기지만, 그의 인생에서 가장 잘못된 선택은 병역비리도 아니요, 승부조작도 아닌 자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남긴 또 다른 잘못이 있습니다. 그 정의롭지 못한 죽음을 양심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다른 이들에게 착각을 일으킬 악덕한 선례를 만든 것입니다. 혹시 지금, 자신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느끼는 분이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당신이 훼손한 가치들에 대해 응당한 처벌을 받길 바랍니다. 그 누구도 죽음을 택한 당신을 동정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죽은 이에게 쓴 글이 아니라, 살아있는 이들에게 보내는 글입니다. 2011.05.30 또 다른 죽음을 바라지 않는 한 축구팬으로부터 알싸 - 축구는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