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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 후기-송재경, 그곳에 자유도는 안보였어.
게시물ID : humorbest_3590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이아
추천 : 25
조회수 : 6164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5/31 07:21:14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5/30 21:51:19
http://www.archeage.com/community/free/49890?pager.page=2
원본은 위에 있지만,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복붙해드립니다~(제가 쓴 겁니다ㅋ)

*본 후기의 제목은 마비노기의 대사인 ‘모리안, 그곳에 여신은 없었어’의 패러디이므로 막말을 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우선 오해를 푸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마비노기 영웅전을 제외하고 내가 지금까지 하는/했던 게임의 목록을 쭈욱 훑어보자면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 폴아웃3, 폴아웃 뉴 베가스, 마운트&블레이드, GTA 바이스 시티 등, 나는 자유도가 높은 게임을 좋아한다. 그렇기에 좋아하는 전민희 작가님+자유도가 높은 온라인 게임을 추구한다는 아키에이지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정말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아쉽게도 3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는 떨어졌지만, 현재 글을 쓰는 이분의 아이디를 공유할 기회가 왔기에 (단, 후기를 쓴다는 조건이 들어갔다) 정말 기쁜 심정으로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뭔가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아, 물론 게임 자체는 재미있었다. 마영전을 했던 터라 전투의 손맛이 살짝 부족했던 것을 빼면 전투도 연계 콤보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쏠쏠했고, 퀘스트 역시 전민희 작가님의 필력과 말풍선을 통한 퀘스트 전달방식은 몰입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그토록 강조한 자유도에 있었다.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라면이 맛있다고 소문난 일본라면집에 갔는데, 일단 라면을 먹기에 앞서 보조메뉴인 만두부터 시켜 먹어보니 유명한 요리사가 만들었다는 말답게 맛이 좋았다. ‘만두가 맛이 좋다면 라면은 과연 얼마나 맛있는 걸까?’ 라는 기대에 부풀어 라면을 받았는데... 어라? 이게 정말 맛있다는 라면이야? 정도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나는 첫 캐릭터를 페레로 했는데, 캐릭터를 만들자마자 보인 것은 왼쪽의 광활한 산맥이었다. 순간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호.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면 저 산맥도 올라갈 수 있겠지?’ 그리고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기자마자, 자유도에 대한 내 기대는 처음으로 배신당했다. 그리고 그런 배신감은 계속 되었다. 건물을 올라가는데 왜 덩굴이 아니고서는 올라갈수 없으며, 빨랫감을 찾는데 굳이 사다리만을 타고 가야하냐는 것이다. 단지 내 기대감이 컸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흥미진진한 퀘스트와 메인스토리를 제외하고서는 그저 레벨업의 노예가 되 버리는, 와우와 비슷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집을 만들고 싶어도, 배를 만들고 싶어도 재료가 너무 많이 들어 쉽게 손댈 수도 없고 전장을 가니 쪼랩인 몸은 그저 맞아 죽는 게 전부인 슬픈 현실인 것이었다.
 
그러나, 물론 앞에서도 말했듯이 아키에이지가 절대! 재미없는 게임은 아니다. 테라에 실망했던 나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클베였다. 하지만 아키에이지가 정말 자유도를 강조하는 게임이라면, 이런 모토 하에 개발을 해주었으면... 하는 취지에서 몇자 휘갈겨본다.
‘행동의 자유, 생각의 자유, 레벨의 자유, 단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행동의 자유란 다시 말하자면 눈에 보이는 곳은 모두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다로 수영을 하다가 지도에 전혀 보이지 않았던 섬을 발견한 입장에서 아키에이지는 행동의 자유에 있어 충실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던 대로 퀘스트나 이동에 있어서 무조건적인 직선 방향의 동선이 아니라, 원한다면 산도 타고 강도 넘고 벽도 타는 그런 행동의 자유까지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생각의 자유란 즉 모 통신사 광고대로 ‘생각대로 하면 되고~’다. 바다를 건너고 싶은데 배는 너무 만들기 힘들다. 그러면 당장 옆에 있는 나무를 베어서 땟목을 만들어 바다를 건너는 것이다. 거주 지역 역시 주택을 밀집된 공간이 아닌 나만의 공간에 짓고싶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뭐, 사실 생각의 자유는 아키에이지가 너무 잘 재현을 해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딱히 지적을 할 것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레벨의 자유. 내가 제일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메인 스토리와 서브 퀘스트를 하는 것은 좋지만, 한국 게임 플레이어의 특성 상 ‘네놈들은 그냥 하루하루 랩업하는 노예일뿐이지!’ 가 되 버릴 가능성아 아아주 아아주 높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바로 레벨이 절대적 기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던파 결투장과 오블리비언, 폴아웃3의 제작사인 베데스다의 자동 레벨업 시스템(맞나? 이름이 잘 기억 안나서 일단 이렇게 적어둔다)이 있을 것이다. 던파의 결투장에서는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쪼랩이라도 고랩과의 결투를 위해 데미지 밸런스를 맞춰둔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베데스다의 두 게임은 캐릭터가 레벨이 올라가면 몬스터의 레벨 역시 올라가서 캐릭터 레벨이 올라간다 한들 잘못하면 캐릭터가 훅 가는 현상이 나온다. 그리고 레벨업과 기술 레벨업을 별도로 하는, 기술 레벨업은 그 해당 기술의 스킬을 써야 기술 경험치가 쌓이는 형식이라면 클베에서 느꼈던 ‘난 배우고 싶은 스킬이 많은데 배울 수 있는 스킬이 랩 당 하나뿐이니... 엉엉’ 같은 현상도 피할 수 있고, 특정 기술을 더 많이 쓰는 개인의 편차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갈리는 다양성 또한 낳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자유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는 것이다. 행동의 자유를 말할 때 위에서 언급했던 옷 찾기 퀘를 예로 들어보자. 안전하게 사다리를 타고 옷을 찾아줄 수도 있지만, 벽을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 옷을 주울 수도 있다. 단, 벽 타기는 사다리와 달리 미끄러져 낙하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산맥 등반 또한 마찬가지고. 생각의 자유는 감옥 시스템 등을 통해 에이지 오브 코난 시즌 2가 될 위험을 피했으니 이 부분은 역시 넘어가 주고, 윗 내용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까고 싶을 것 같은 부분인 레벨의 자유를 말해보자. 물론 랩 1이 바다괴물과 맞짱을 뜰‘수’는 있다. 하지만 템과 스킬, 컨이 안 되는 이상 맞아죽는 건 식은 죽 먹기이다. 그러니까 위의 행동의 자유와 같이 묶어서 이야기하자면, 자기 맘대로 할 수 있지만 ‘가능하면’ 일반적인 동선을 따르는 것이 더 현명한, 책임이 주어지는 자유라는 것이다. 물론 위에서 말한 것을 실제로 구현하려면 서버가 무너지고~ 컴퓨터가 무너지고~ 할 것이 분명하지만, 만약 이게 가능하다면(개발진들을 갈아넣은 결과로) 얼마나 좋을까. 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좀 많이 길었지만 여기까지가 내가 아키에이지 3차 클베를 하면서 느꼈던 중요 생각이고, 몇 가지 사족을 더 붙여보자면 퀘스트를 할 때 네/ 아니오 정도는 좀 고르게 해줘야 좀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는 점. 그리고 이건 개발진이 생각했을 것 같지만 집이나 배 같은 생산기술에 있어서 움막/땟목부터 저택/함선까지의 다양성이 필요하며, 생산 기술의 숙련도도 위에서 언급한 레벨업과 같은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조선 랩 1때 함선 만들 수 있지만, 조선 랩 100이 만든 배보다 사양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그런 형식으로 말이다.
 
나는 아키에이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금까지 와우 이후로 플레이어들을 레벨업/레이드의 노예로 만드는 게임에서 자신의 생각을 선택으로 만들어주는 ‘온라인’ 게임이 나온다면 그것은 MMORPG가 또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기에, 내년에 군대가는 슬픈 처지지만 훗날 제대를 하고 난 뒤에도 블앤소와 디아블로3과 대등하게 맞서는 아키에이지를 플레이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렇게 레포트 쓸 시간도 아껴가며(...) 나는 후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잊은 게 있어서 이야기 하는데.
 
제발 최적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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