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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한테 준 정 못지않은 정을 잃었으나 울진 않았다
다만 신음이 조금 샜을 뿐이다
녀석에게만큼은 내가 세상 전부처럼 든든했을 존재였겠으므로
슬픔에 굴하지 않아 떳떳이 보내줬다
고통은 덜어주려 손썼고
죽지 말라곤 안 했다
어두워지는 의식 마지막 순간까지
여느 날 같은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주었다
가장 무서웠을 너인데 덩달아 맘 아파하면 들통나버려
약한 모습으로 불안을 전가할 리 없어야 했다
그러므로 눈물이 가당찮았다
깊은 잠 정도로만 알았을 네가 그렇게 죽어봤자
난 널 슬프게 기억하지 않는다
햇볕 쬐기 좋은 날 붙어 앉던 시간으로만 간직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