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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동룡 일기
게시물ID : drama_359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껍데기
추천 : 12
조회수 : 990회
댓글수 : 43개
등록시간 : 2016/01/12 17: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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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88년 ##월 ##일
최택 나쁜새끼...
친구들 앞에서 덕선이가 좋다고 선언해버렸다.
항상 바쁜 엄마 자리를 대신해 주던 덕선인데...
공부에 미친 두놈, 바둑에 미친 한놈 빼고 유일하게 나랑 놀아주던 덕선이인데...
 
하필 택이라니.. 게임끝
 
88년 ##월 ##일
계단에 앉아있던 덕선이가 나에게 말을 건네왔다.
상담을 핑계로 넌지시 덕선이에게 택이와 나중 누가 좋냐고 물어봤다.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택이가 좋단다. 혹시 장난으로 받아들였나 싶어 정환이랑 선우 중 누가 좋냐고 물어봤다.
그딴 걸 왜 묻느냐고 핀잔을 들었다.
 
역시 택이와는 비교조차 안되는 걸까??
 
88년 ##월 ##일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날이다.
친구들에게도 이야기 못한 치질을 해결하기 위해 마늘을 넣었다.
걷기도 힘들만큼 고통스러웠다.
그런데 덕선이가 엎어달라고했다. 덕선이를 엎고 약속장소로 가는 길은 꽃길이었다.
정말 하나도 안 무거웠다.
 
그리고 병실에서 어머니랑 미역국도 먹었다.
 
89년 ##월 ##일
노량진이 좀더 멀리있었으면 좋겠다.
지하철 연결통로는 덕선이와 나의 둘만에 공간이다.
그곳에 들어가면 규칙적으로 덜컬이는 소리만 들릴뿐 아무소리도 안들린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덕선이 숨소리밖에 안들린다.
 
이렇게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살아줘서 고맙다 덕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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