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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도 맘이 편치 않았습니다.
게시물ID : sewol_359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독거분도
추천 : 5
조회수 : 23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10 00:26:04
안녕하세요 얼마전 오유 신입가입이 허용되어 이제야 첫 글을 남기네요.
글이 두서가 없을듯 합니다. 지금도 혈중 알콜이 아마 운전면허 정지수준에 이를거같아서 말이죠.

추석 연휴 첫날. 부모님과 대판 싸울뻔 했습니다. 저는 집안과 지인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얘기는 잘 안하려고 합니다.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진실을 말해주어서 바꿔줘야될 필요, 아니 의무는 있지만 그들의 생각이 변함이 없을거라 생각하면
전 아예 그쪽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답이 없고 서로서로 감정만 상하게 되는 일들이 너무 빈번해서 말이죠.

일단은 어머니와 장을 보면서 그간 있던 근황을 말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분들과 동조단식이라던지, 문재인 의원님과 사진을 찍은거라던지...
바로 어머니께 답이 오더군요 '문재인이 뭐가 한게 있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훨씬 낫지 않냐?' 라고요. 물론 미화된 말입니다.
이 말들 듣고, 아예 태도가 변했습니다. 그날 내내. 참... 그러면 안되죠. 유일한 외동아들이 말이죠. 
근데 요새 제가 본 상황들이 너무 답답하고 누구에게든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께 그렇게 한방에 커트가 되니 그 다음부터는 말이 없었습니다. 대답하더라도 툭툭거리고 말이죠.

딱 그거더군요. 공중파 3사의 말만 믿으시는분. 유가족분들이 돈을 위해서 그렇게 단식을 하고, 광화문에서 상주하시고, 저는 그분들의 지갑을 채워주는지도 모르고 헛배 고픈 멍청이라고 말이죠. 물론 이건 제 극단적인 표현입니다. 실제로는 네 일도 아닌데 왜 그렇게 나서서 행동하느냐 라고 말씀하셨고요.

순간 제가 하고 싶던 말은 '제가 세월호에 탑승해서 아직까지 주검도 못찾았으면 어머니는 어떻게 하셨을거같아요?' 이거였습니다.
근데 저희 집안 특성 한번 확 붙으면 당최 꺼지지 않습니다. 심했으면 명절 내내 살얼음판이였겠죠.

나중에 지나가는 말처럼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이 정부가 뭘 잘못하는지, 유가족분들이 무었을 진정으로 원하시는지...
그제야 그렇구나.. 라는 반응을 하시더라구요.

전 왠지 슬펐습니다. 동조단식을 하면서 저의 부모님과 비슷한 연령대분들과 함께 하면서 어찌보면 맘을 너무 편히 가지고 있던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오유와 현실이 다르다는걸 오늘에서야 제대로 알았습니다. 이 정부가 박아둔 군부독재의 말뚝은 우리가 생각하기엔 너무나 깊게 박혀져 있고,
최루탄 냄새를 맡으며 독재를 겪어보신 분도, 유족들 앞에서 시시덕거리며 입에다가 음식을 쳐넣는 벌레들도 우리가 생각하는거보단 훨씬 넓고 많다고 말이죠.

서명해주신 분들은 많습니다. 동조단식 해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려서인지, 세상 풍파를 아직도 많이 겪지 않아서인지, 이런 표현이 우습긴 하지만 저희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희가 반드시 거리에 모여서 한 목소리를 내야될 때가 오면, 저는 저희 부모님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 정권의 무능과 부패와 비리를 제 가족들과 함께 항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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