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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 죽다 산 놈 소리 좀 들어보시오
게시물ID : readers_359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웩궭겍찻차
추천 : 2
조회수 : 29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7/19 22: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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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폭포 소리가 감옥을 만드는 곳에 나는 체류하여 악을 질렀지

달군 핏대에 스스로 목 졸려버릴 지경으로 끅끅 흐느껴 골백번 까무러쳤지

이대로 한 맺혀 죽기 아니면 한을 애물단지로 빚어 세상 다 산 득음할런가 한 번 대들어봤지

뼈만 남은 손갈퀴로 헤친 가슴팍서 응어리 끄집어내 폭포수에 식히고픈 그 노여운 포효는

날 때부터 절창인 꾀꼬리한텐 우스웠겠지

호환이 두렵지 않은 시대라 산 주인을 참칭하듯 악을 질렀지

달빛을 죽비 삼아 잠도 경시하고 높은 음에 정진했지

중천의 저 감히 쳐다도 볼 수 없는 왕 치하에

어디 내놔도 떳떳할 옳은 소리 해보겠다는 숙원이었지

청정 물곬에 산멱통 대 허기 달래곤 다시 악 지르길 역류한 생수가

삼키기 전과 다르지 아니한 맑음 건재할 만치 내 울림통 깨끗이 비우려 했지

산등성이 타고 이는 바람에 소쩍새가 속 적다 속 적다 우는데 굶주림을 참으면 추위는 쉬워

천상계가 내린 설경에 얼어 죽어보는 것도 극락길이라 생각하오니

아스라한 은파만경으로 둔갑한 엄동 산천엔들 떨지 않는 소릴 우러러 바랐지

햇수는 안 셌고 다만 쓰다듬을 채수염 생길 즈음

멀찌감치서 꽃사슴 한 마리가 구경하는 점입가경에 드니

그제야 내지르던 악이 겨우 노래 같아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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