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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소리가 감옥을 만드는 곳에 나는 체류하여 악을 질렀지
달군 핏대에 스스로 목 졸려버릴 지경으로 끅끅 흐느껴 골백번 까무러쳤지
이대로 한 맺혀 죽기 아니면 한을 애물단지로 빚어 세상 다 산 득음할런가 한 번 대들어봤지
뼈만 남은 손갈퀴로 헤친 가슴팍서 응어리 끄집어내 폭포수에 식히고픈 그 노여운 포효는
날 때부터 절창인 꾀꼬리한텐 우스웠겠지
호환이 두렵지 않은 시대라 산 주인을 참칭하듯 악을 질렀지
달빛을 죽비 삼아 잠도 경시하고 높은 음에 정진했지
중천의 저 감히 쳐다도 볼 수 없는 왕 치하에
어디 내놔도 떳떳할 옳은 소리 해보겠다는 숙원이었지
청정 물곬에 산멱통 대 허기 달래곤 다시 악 지르길 역류한 생수가
삼키기 전과 다르지 아니한 맑음 건재할 만치 내 울림통 깨끗이 비우려 했지
산등성이 타고 이는 바람에 소쩍새가 속 적다 속 적다 우는데 굶주림을 참으면 추위는 쉬워
천상계가 내린 설경에 얼어 죽어보는 것도 극락길이라 생각하오니
아스라한 은파만경으로 둔갑한 엄동 산천엔들 떨지 않는 소릴 우러러 바랐지
햇수는 안 셌고 다만 쓰다듬을 채수염 생길 즈음
멀찌감치서 꽃사슴 한 마리가 구경하는 점입가경에 드니
그제야 내지르던 악이 겨우 노래 같아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