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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1391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얏홍뽀이★
추천 : 1
조회수 : 24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7/07/14 00:31:10
편의상 경어체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써놓고 보니 너무 건방져 보여요 ㅠ.ㅜ 죄송합니다 (--)(__)
한 십 몇년전, 우리집에는 나만큼 오래된 286 컴퓨터가 있었다.
유치원때에는 컴퓨터라는 것을 가진 아이들이 별로 없어서
우리집의 보글보글과 페르시아 왕자는 언제나 자랑거리였다.
5.2인치 플로피 디스크에 담긴 게임을 신주단지 모시듯 소중하게 보관했었다.
(5.2인치용 봉투에 담고 그걸 또 길다란 전용 케이스에 넣어뒀다.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 아직도 집에 있다....)
(아 그리고 5.2인치 플로피는 보통 생각하는 작고 땅땅한 3.5인치가 아니다.
가운데 원형 부분을 만지면 망가지고, 흔들면 펄럭거리는 5.2인치다. 이게 진짜 'Floppy'다..)
그런데 한 초등학교 1-2학년 때 였나..
386인지 486인지 하는 컴퓨터를 하나 둘씩 가지기 시작했다.
어느날 맘에 안들던 한놈이 자기가 486 샀다고
나한테 깝죽거리면서 너는 아직도 흑백컴퓨터 쓰냐고 놀려댔다.
그려면서 자기는 고인돌 2 한다고 자랑을 해댔다.
고인돌 2가 뭐인지 모르는 나는
'설마 페르시아의 왕자보다 재미있겠어'
이런 생각으로 걔네 집에 놀러갔다.
그런데 컴퓨터를 실행 시키고 나의 눈앞에 펼쳐진 컬러의 게임...
486에서 돌아가는 256컬러의 고인돌 2는 충격이였다.
나는 정말 고인돌 2에 푹 빠졌고, 자존심까지 굽히면서 그 녀석네 집에서 고인돌 2를 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13일의 금요일이 찾아왔다.
나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바이러스 단속때문에
어떤날 또는 어떤 상황에서 컴퓨터를 키면 안된다 라는 관념이 딱 박혀있었지만.
486 사고 깐죽대던 녀석은 그게 처음 컴퓨터여서 바이러스가 뭔지,
플로피 디스크는 어떻게 관리해야 되는지 쌩판 모르는 초짜였다.
마침 13일의 금요일날, 잘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다간이였나 k캅스였나..
아무튼 어떤 만화영화 마지막 회를 하는 날이였다.
(어쩌면 그냥 만화를 하는 날이였을수도 있습니다. 기억이 잘 안나서;;)
공교롭게도 그녀석은 그 만화를 전부터 본 녀석이 아니였고,
걔를 제외한 대부분의 남자애들은 그 만화를 봤기 때문에 그날 밖에서 놀거나 친구집에 놀러간 아이는
한명도 없었다. 그녀석은 밖에도 아무도 없고, 심심하니까 고인돌 2를 하려고
13일의 금요일에 컴퓨터를 켰고.....
뻔한 전개이지만, 다음 날 울면서 학교에 와서 컴퓨터가 이상하다고 하루 종일 질질짰다.
고인돌 2를 못하게 되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지만
(절대 그녀석이 질질짜서 마음이 아팠던게 아니다 -_-)
나를 깔보던 그녀석의 자랑거리가 없어졌다는 것과, 13일의 금요일의 바이러스라는 걸로 아는체를 하면서
지금까지 그녀석이 나를 깔본것을 배로 갚아주었다.
향후 2달간 고인돌 2를 잃은 충격과 나의 말빨공격의 트라우마에 그 놈은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버로우"를 탔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유치하고 어렸지만 정말 깨소금 맛이였다.
뭐.. 지금도 유치하고 어린것은 그때랑 다를 바 없는거 같지만,
그때 한 2달 동안 의기양양해서 목에 깁스를 하고 다닌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 13일의 금요일에 대한 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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