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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과 제자들
게시물ID : humorstory_360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선량한시민
추천 : 10
조회수 : 40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3/12/02 12:00:19
큰스님과 제자들. 
큰스님이 제자들을 모아놓고 말씀하셨다.

"다들 모였느냐? 너희들이 얼마나 공부가 깊은지 알아 보겠다."

"어린 새끼 새 한 마리가 있었느니라. 그것을 데려다가 병에 넣어 길렀느니라. 그런데, 이게 자라서 병 아가리로 꺼낼 수 없게 되었다. 그냥 놔 두면 새가 더 커져서 죽게 될 것이고, 병도 깰 수 없느니라."

"자, 말해 보거라. 새도 살리고 병도 깨지 말아야 하느니라. 너희들이 늦게 말하면 늦게 말할수록 새는 빨리 죽게 되느니……. 빨리 말해 보거라."

제자 가운데 한 명이 말했다.

"새를 죽이든지 병을 깨든지 둘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자, 큰 스님 왈,

"미친 놈! 누가 그런 뻔한 소리를 듣자고 그런 話頭[화두]를 낸 줄 아느냐?"

그러자, 또 한 제자가 말했다.

"새는 삶과 죽음을 뛰어 넘어서 피안의 세계로 날아 갔습니다."

그러자, 큰 스님은,

"제 정신이 아니구나. 쯧쯧쯧."

그러자, 또 한 제자,

"병도 새도 삶도 죽음도 순간에 나서 찰라에 사라집니다."

이에 큰 스님,

"네 놈도 썩 사라지거라! 나무아미타불~ 모르면 가만히나 있거라."

또 한 명의 제자,

"위상공간에서 유클리드 기하학이 어쩌고 3차원 벡터가 한 점을 지나는……"

큰 스님,

"귀신 씨나락 까 처먹는 소리!"

이에 한 제자.

"짝!" (한 손으로 내는 손뼉소리)

큰 스님,

"앵무새 같은 놈. 참고서에 나온 글이나 외다니!"

이에 한 제자,

"새는 병 안에도 있지 않고, 병 밖에도 있지 않습니다."

큰 스님,

"뜬 구름 잡는 소리를 하고 자빠졌구나."

그러자, 제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큰스님, 저희들 머리로는 도처히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답이 있기나 합니까?"

큰 스님,

"있지. 암, 있고 말고……. 나무아미타불."

제자들,

"무엇이옵니까?"

이에 큰 스님 할 수 없다는 듯,

"가위로 자르면 되느리라!!"

제자들,

"……?" 모두 어리둥절 ㅡ.ㅡ?

큰스님 왈,

.

.

.

.

.

.

"페트(PET)병이었느니라.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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