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무 창고 모퉁이에서 서류를 찾던 도중에 제가 좋아하는 여직원과 동료가 창고로 들어오더군요.
아는 척할려고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제 이름이 나오는겁니다. 전 본의 아니게 엿 듣게 되었습니다.
"oo씨 어떻게 할거에요?" "모르겟어요. 뭐라고 거절을 해야할지." "어떤 좋은 말로 거절해도 그사람에겐 상처일거에요." "그러니깐요. 피하는 것만은 문제가 아닌데요."
아..... 싫다는 소리를 이런식으로 들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 여자는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저에 대해서 좋은 사람이라고 말을 많이 하고 제 말에 재밌어 하며, 항상 심심할 때면 제 곁으로 와서 말을 걸어줍니다.
남자로서의 감정은 없더라도 좋은 사람이란 인식이 있었기에 그것만으로 기분 좋았는데요. 우선 전 원래 착해서 잘 챙겨주는 편이라 비 오면 제 우산도 주고, 밥도 잘 사주고, 일도 덜어주고, 퇴근 뒤 멀티탭 안 끄고 가면 난리나는데 매일 제가 몰래 꺼주고, 그냥 이렇게 제가 도우면서 저 혼자 기쁘면 됐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고백할 생각은 없었는데 앞서가서 그런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먹었습니다......
전 이제 어찌해야 할까요
그 때 이후 전 사무적인 대화만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전혀 눈치를 못 챘는데 이 여자도 신경 쓰고 있는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를 마음에 안 두고 있는 걸 알면서도 저에게 일상적인 말을 자꾸 거는 것을 보면요. 사람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