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저차해서 집에 못내려가게 됐는데.
자취방에 혼자 있는데 너무 외롭고 할게 없어요.
어제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섯권 빌려왔는데,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과제는 더더 하기 싫고.
노래 크게 켜놓고 멍 때리면서 인터넷 서핑만 하루종일 했어요.
카톡 몇 개 날려봐도 다들 친척 만나랴, 전 부치랴 답장할 시간이 없나봐요.
배가 고파서 밖에 나가선, 한참을 고민하다가 겨우 라면 세 개 집어와서
한 개 끓여먹고 밥이랑 먹는데 왜 이렇게 슬퍼졌는지.
애니팡을 몇 번 하다가 재미없어져 또 핸드폰을 끄고.
창 밖에 아파트에는 불빛이 드문 드문 켜져있어요.
평소엔 조용했던 거리에 어린 애들 목소리도 간간히 들려와요.
이제 배는 고프지 않은데도
송편이 너무 먹고 싶어요. 사과도 한 알 먹고 싶어요. 여기는 텔레비전도 없고 나는 그냥 또 왈칵 슬퍼져요.
또 이런 사람 없어요?
나 혼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