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르륵에서 온 것은 아니지만, 못 찍은 사진 몇 장 올리고 갑니다.
이 사진들은 사진 그 자체보다는 기록을 남기자는 차원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사진 속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똑딱이 시절에 찍은 사진입니다. 장소는 군산역이고요. 날짜는 2007년 12월 31일, 군산선 통근열차가 마지막으로 운행했던 날입니다. 이 다음날부터는 군산과 장항 사이의 철도가 금강하굿둑으로 연결되면서 통근열차가 새마을호/무궁화호로 바뀌었죠.
2008년 4월 5일에 창원역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경전선이 마산까지 복선전철화되고 KTX가 들어오기 이전에 찍은 사진으로, 창원역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진 속에 들어오는 열차는 대구에서 진해까지 운행하던 진해선 새마을호로, 열차도 폐차되고 진해선 자체가 운행이 중지되어 이 사진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
이 열차는 2010년 12월 20일, 경춘선이 수도권 전철로 바뀌기 바로 전 날, 남춘천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운행한 마지막 열차입니다. 경춘선 일반열차 71년의 역사를 마감하는 두 열차 중 하나였죠. (또 하나는 청량리에서 남춘천으로 오는 하행 열차)
사진 속에 고가다리가 보이는데, 저 고가다리가 현재 경춘선 수도권 전철이 다니는 선로입니다.
원주 간현유원지의 협곡 사이를 지나는 중앙선 열차입니다. 이거 찍느라 간현봉을 허우적대며 올라갔던 기억이 나네요. 이 사진을 찍고 열흘 뒤, 이 구간을 달리던 중앙선 철도는 선로개량으로 신선으로 이설되어 더 이상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습니다.
S자 곡선을 그리며 올라가는 이 선로는, 영동선 흥전역과 나한정역을 잇는 스위치백 선로입니다. 이 구간은 열차가 뒷걸음질치죠.
이 구간은 2012년 6월 새로 뚫은 터널로 대체되면서 일반열차 운행은 중지되었는데, 하이원추추파크라는 철도 테마파크가 생기면서 이 구간에는 관광용 열차가 운행중입니다.
빗속을 뚫고 달리는 이 열차는 2012년 8월 15일 중앙선 석불역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역시 이 구간도 그 다음날에 선로개량으로 새 선로로 이설되면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풍경이 되고 말았죠.
딱 5년을 영업하고 사라진 경전선 진주수목원역입니다. 인근 수목원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설된 간이역인데, 개설된 지 5년 만에 선로가 이설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중앙선 평은역 근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 풍경은 더욱 각별한데, 얼마 후면 이 사진에 담긴 모든 것이 물 속으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영주댐 수몰지역 안에 있는 구간이라, 댐이 완공되면 선로와 역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물 속으로 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