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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년을 사는 꿈 꾸노라면 두메산골 비경에서 묵새기며 바위 한 채나 의지처 삼니라
춘삼월은 아침이요 겨우내는 밤이라 사계가 그저 하루로 여겨질 즘
만물을 타고 흐르는 바람을 제 몸의 연장선처럼 이해하여지니
첩산 너머 스쳐 전해진 바람결로도 먼 곳의 풍경을 아노라
땅과 맥동이 통하여 어느덧 나무껍질이 된 살에 옷감 대신 이끼가 뒤덮인다
조화를 터득해 체외로 발산하는 기운이 곧 촉각의 확장을 이루어
소릴 점자 읽듯이 억 년이면 눈 감고도 육안을 수행하고 그릴 수 있니라
엽렵스레 숲 가르는 새들 파공음과 윤슬 차려진 옥계수 버들치 유영음을 매만진다네
전생에 산신령이던 꿈속에서도 꿈임을 알아
깨기 전 억 년 동안 깎인 바위가 나와 닮아졌다는 여운을 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