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다시 카톡을 하다가, 좀 기다려달라는 말에 (사실 뭘 기다려달라는 건지 확실히 이해는 안됐지만) 알겠다고, 생각 정리되면 연락 달라고 했어요.
거기까지는 괜찮았는데... 신기하게도 "미안하다"는 그의 마지막 말에 뭔가가 뚝 끊어지는 것 같았어요. 그가 나에게 미안해야 하는 상황이라는걸 알게 되니... 기분이 참 안좋더라고요. 만나기 시작한 이후로 계속 기다려 왔던 것이 생각나고.. 기다림의 결과가 다른 기다림인 것에 비참했던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 정리하려 애쓰지 말고 그만하자고 했습니다. 얼마전부터 차마 헤어지자고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미련하게 기다리겠다고 하는게 그에게 눈치없이 부담주는 것도 같았어요.
그래서 그만 하자고 했는데, 만나서 말한것도, 전화로 한것도 아니고 카톡으로 일방적으로 얘기한게 마음에 걸리네요. 참... 예의가 아닌데 말이에요..
그 후로 아무 반응없이 깔끔하게 끝난 것도 씁쓸하지만, 그에게 남긴 마지막 인상이 그런 무례한 모습이었다는게 좀 후회돼요. 이미 끝나버린 관계에 이런 후회가 의미 없다는건 알지만 덜 나쁘게 끝낼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