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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에게 아침엔 욕하고 저녁엔 팁주고...
게시물ID : humorstory_3158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군★
추천 : 2
조회수 : 34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10/01 18:08:14

명절 당일이었습니다. 고향인 안동으로 내려가던 중이었습니다.


수원에서 아침 6시에 고속도로 여주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자 잠시 들어갔습니다.


역시 명절이라 사람들이 참 많더군요. 우동정식을 시킨 뒤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다가


제 번호가 떠서 우동을 받아서 자리로 가니 수저를 깜빡했길래


다시 수저를 가지러 음식 나온 곳으로 갔습니다. 여러개의 식기건조기들이 있었고 거기에


수저 나이프 포크를 보관하고 있는데 포크랑 나이프만 있더라구요. 그래서 알바한테


나 : 저기 수저는 어디에 있어요?


라고 물으니 저를 힐끔 보고나서 수저가 넣는 식기 건조기 안을 힐끔 보더니


알바 : 하아.......(정말 짜증난다는 듯이)


이러고 어디서 수저가 담긴 바구니를 가져와서 식기 건조기에 털썩 놓고 가더군요.


(식기 건조기가 앞에서 손님이 꺼내도록 문이 있고 뒤에서 직원이 채울 수 있게 또 문이 있는 모습임)


사실 조금 짜증이 났습니다. 뭐 네~라고 대답을 해도 시원찮을판에 얼굴에 짜증이 잔뜩 껴서는


손님이 요구하는데 한숨을 쉬다니...그리고 수저를 던지듯이 놓고 간거에 짜증이 났지만


사실 사람이 엄청 많아서 별 다른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피곤했기에...


그런데 젓가락에 보니 하얀 콧물같은 것이 젓가락들 위에 덩그러니 올려져 있었습니다.


뭐 정말 콧물 같이 보여서 식욕이 떨어질 뻔....


뒤에 계신 아저씨도 젓가락을 잡으려다가 거것을 보더니


아저씨 : 이거 완전 개념들이 없구만! 설거지를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제일 앞에서 


나 : 저기요~ 이거 뭐가 묻었는데 이것 좀 바꿔주세요~


라고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이 알바놈이 또 아무런 말도 없이 다가오더니 콧물같은 것이 묻은 젓가락을 보더니


인상을 팍 쓰고 수거를 해갔고 어디서 다른 바구니를 가져와 식기 건조기안에 젓가락이 털썩 소리가 


날 정도로 던지듯이 놓고는 여기있다, 죄송하다, 이런 말 한마디 없이 식기 건조기 문을


쾅 소리가 나도록 닫고 돌아서 가버리는 것입니다. 얼마나 세개 닫았냐면 그정도로 소리가 났고


보통 자석이 달려서 딸깍 닫혀야 될 문이 충격에 닫혔다가 다시 반동으로 활짝 열려 버릴 정도의 강도였습니다.


저는 너무 짜증이 나서 알바를 불렀습니다. 제가 안동이 고향인지라 사투리를 많이 씁니다.


그리고 키고 조금 크고 (186cm) 덩치가 조금 (90kg) 있기는 합니다.


나 : 야!


알바 : 네?


나 : 니 뭐 그래 꼬운데? (너 뭐가 그렇게 꼽냐?)


알바 : 네?


나 : 니 뭐 그래 꼽냐고? 어? 뭐 그래 불친절하냐고?


알바 : 아뇨 제가 좀 바빠서;;;


이말을 듣고 더 빡쳤습니다. 단번에 죄송하다는 말이 나온것도 아니고 지가 바쁘다는 얘기를 하는 걸


보니 지가 뭘 잘못 했는지를 알고 또 바쁜거 안보이냐는 식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표정은 약간은 멋쩍게 웃고 있었지만...그제서야 미소를 보이더라구요.


나 : 아니 니 바쁜거하고 니 불친절한거 하고 뭔 상관인데?


알바 : (그제서야) 아 죄송합니다 많이 바빠서 그랬어요 이해해 주세요 ^^;;


라고 하더군요. 명절에 민족 대이동하는 거는 뻔한 거고 그러면 휴게소 바쁜건 뻔한거 아닙니까?


어디서 잡혀와서 노동착취 당하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선택을 해서 알바를 뛰는 것이고


제가 돈주고 사먹는 음식이 달랑 음식값만이 아니라 거기에 포함되는 서비스 비용도 당연히 포함된건데


나 : 아니 ㅆㅂ 내가 지금 젓가락 달라는게 니한테 시비거는 것도 아니고 니 돈쳐받고 일하고 있는거 아이가?


그때서야 옆에 계신 주방 아주머니도 끼어들어서


아주머니 : 아이고;; 죄송합니다 저희가 너무 바쁘다보니 그랬네요;; 조금만 이해해 주시고 죄송합니다.


그런 상황이 되니까 저도 조금 누그러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리로 돌아와 우동을 먹는데 저도 서비스업에 종사를 하는지라 


그런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너무나 터무니없는 것을 요구하거나 한것도 아닌데


두번씩이나 화풀이 대상이 된다는게... 


아무튼 명절 아침부터 기분이 많이 더러워 졌었습니다.


성묘를 갔다가 저희 형수님이 안동 방문이 처음이라고 해서 느즈막히 찜닭 골목을 찾아서


찜닭을 먹으러 갔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젊은 학생 같은데 하이톤으로 어서오세요~ 하면서 반겨줬습니다.


찜닭을 시키고 앉아 있는데 옆테이블의 영감님이 옷을 두고 가길래 알바를 불러 


나 : 저기요~ 저 할아버지 옷 두고 가시는 것 같은데요?


라고 이야기하자 그 옷을 들고 할아버지께 갔다주고 할아버지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니


알바 : 저희 테이블을 가르키며 저분들이 챙겨주신 거예요~


라며 활짝 웃어줬습니다. 그리고는 저희 테이블에 찾아와서는


알바 :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활짝~ (입에 교정기를 끼고 있었지만 활짝 웃는 모습이 참 예뻐보였습니다)


찜닭을 가져다주면서도 


알바 : 맛있게 드세요~


라고 듣기 좋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도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중간중간 잔심부름을 시켜도 싫은 내색도 전혀 없고 닭집도 충분히 바빴는데 말입니다.


너무 알바를 예쁘게 한다는 생각에 계산을 하면서 손에 만원짜리를 쥐어줬습니다.


그러자 알바는 팁을 처음 받아보는 것인지 급당황하며


알바 : 저 이게 뭔지??


나 : 서빙을 이쁘게 참 잘해 주셔서 주는 거예요 ^^;


라고 이야기를 하며 돌아서는데 입구가 낮아서 옆통수를 문틀에 빡 박고 말았습니다.


자연스럽게 팁을 주고 자연스럽게 나오려했지만;;; 알바생의 손에 만원을 쥐어주고는


알바생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습니다.


너무 챙피해서 빨리 나가려고 하는데 신발 신는데까지 따라와서 


알바 : 이런거 받을 수 없는데;; 


라며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옆에 계신 주방 아주머닌지 사장님인지 모를 아주머니가


아주머니 : 이야~ OO이 용돈 받았네? 


라며 웃으며 이야기 해줘서 그냥 나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나가는걸 끝까지 보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어머니와 형과 형수를 모시고 차로 돌아갔습니다.


요즘 느끼는 것은 참 개념없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고 기본적이고 당연한 것을 이렇게 고맙게 느끼고


예쁘다고 느끼는 세상이 조금 안타깝긴 합니다.


그 알바생이 오유를 하지는 않겠지만~ 뭐 참 기분좋게 만들어준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휴게소에서 알바를 하는 남자도 오유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 똑바로 하라고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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