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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에게 라면을 엎은것에 대한 민법학적 고찰
게시물ID : law_5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소의늑대
추천 : 11
조회수 : 98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10/02 16:23:28

사실관계 :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알바생이 손님에게 라면을 쏟아 화상을 입힘. 피해자(손님)은 병원비를 요구

알바생이 피시방 주인에게 이야기를 하자 알바생 잘못이니 알바생보고 해결하라고 함. 이때 알바생과 피해자, 주인과의 법률관계는?


베오베에 라면 쏟은 알바생 이야기 보고 글을 씁니다.

댓글을 달려고 했는데 이미 달려있는 갯수도 많고 잘못된 내용도 많아서 댓글을 달아봤자 묻히거나 읽지도 않을꺼 같네요.



등장인물은 3명입니다. 피시방 주인(A), 알바생(B), 손님(피해자, C)


1. B-C 간의 법률관계

알바생(B)는 피시방에서 손님(C)에게 라면을 건네주다가 쏟아 화상을 입히는 손해를 발생시켰습니다. 

이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됩니다.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자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민법 제750조)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은 형사책임과 달리 고의 뿐만 아니라 과실의 경우에도 책임이 있으며 책임의 내용은 고의와 동일합니다.

다시말해 라면을 손님에게 고의로 쏟아 부은 행위와 실수(과실)로 쏟은 행위간에는 민사책임에 있어서 차이가 없습니다.

손해배상의 주체에도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자"입니다. 이 사건에서 손님에게 손해를 가한자는 B입니다.

따라서 B는 C에게 민법 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2. A-C 사이의 법률관계

피시방 주인(A)는 피해자(C)에게 사용자책임을 져야 합니다.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제756조 제1항) 이 경우 A는 알바생에 대해 선임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거나 상당한 주의를 했어도 손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입증책임은 A에게 있고 입증책임에 실패를 하면 A는 손해배상책임을 피할 수 없죠. 


3. A-B 사이의 법률관계

이 둘 사이에는 앞서 본것과 달리 좀 복잡합니다. B의 C에 대한 불법행위손해배상 채무와 A의 C에 대한 사용자책임 사이에는

부진정연대채무 관계가 성립합니다. 따라서 C는 둘 중 누구에게나 완전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무슨말이냐 하면

C에게 생긴 총 손해가 50만원이라고 한다면 C는 A, B 둘중에 누구에게나 50만원을 달라고 할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피시방 주인에게

50만원을 달라고 할 수 도 있고, 가해자인 알바생에게 50만원을 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둘 모두에게 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누구에게 달라고 하건 이건 순전히 C의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중복해서 청구 할 수는 없습니다. A에게 50 받고 B에게 50받아서 총100을

받을 수는 없다는 이야기 이죠. 누구에게 얼마를 청구할지는 C의 마음이지만 C가 현실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총 손해액인 50을 넘

을 수 없습니다. C가 누구에게 얼마를 청구하고 얼마를 받아가느냐에 따라 A-B간에는 복잡한 내용이 생기는데 이게 구상관계입니다.


구상관계는 부진정연대채무자 사이에도 일정한 내부부담비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인정이 됩니다. 

예를들어 A, B 간에 책임비율이 3 : 7 이라고 하고 손해액수가 50이라고 한다면 A는 15만원, B는 35만원이 부담부분이 되고

자신의 부담부분을 넘어서 C에게 손해배상을 해준 사람은 상대방에게 그 넘은 부분 만큼을 구상청구 할 수 있는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반드시 주의해서 집고 넘어갈 것이 알바생의 부담부분이 35만원이라고 해서 혹은 주인의 부담부분이 15만원이라고 해서

피해자가 50만원을 달라고 할때 내 부담부분은 35만원이니 35만원만 주면 내 할일은 끝이다라거나 15만원 줄테니 나머지는 알바생에게

받아라라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부담부분은 부진정연대채무자인 주인과 알바생 사이의 문제일 뿐입니다. 피해자는 그런 사항에 구애

받지 않고 위에서 언급한 대로 누구에게나 완전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청구받은 사람은 손해배상을 다 해 주어야 합니다.


다시 A-B간의 구상관계로 넘어가서, 결국 이 구상관계는 둘 사이의 내부부담비율에 따라 누가 누구에게 청구 할 수 있냐가 정해집니다.

이 부담부분을 결정해 주는것은 "판사"입니다. 현실적으로 소송을 할때 재판장이 여러 사실을 종합해서 둘 사이의 부담비율을 정하고

그에 따른 부담금액을 선정해주죠. 그러니 정확한 부담부분은 현실적은 민사소송의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 내가 얼마부담할터이니 너는 얼마 부담해라 라고 당사자간에 합의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별도의 합의로 인한 별개의

계약이되죠. 별도의 합의가 성사되지 않으면 민사소송으로 부담부분이 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4. 결론

그러니까 결론이 어떻게 되냐면, 피해자는 주인이나 알바생 누구에게나 (혹은 동시에 둘 모두에게) 손해배상을 받아 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부담부분 이상 손해배상을 해준 주인 혹은 알바생은 상대방에게 초과부분을 받아 낼 수 있습니다.



여담... 댓글중에 인상 깊었던 댓글을 잠시 분석해 볼까 합니다.

주유소 알바생이 실수로 차에 기름을 잘못 넣어서 주인이 대신 책임을 졌다는 내용인데

그 차의 주인이라면 글을 읽는 님은 누구에게 소송을 거시겠습니까? 만약 차 수리비가 천만원이 나왔다면

알바생에게 천만원을 청구 할 수 도 있고 주유소 주인에게 천만원 청구 할 수 도 있고, 한번에 둘 모두에게 천만원을 청구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주인에게 소송을 하겟죠. 그리고 천만원을 물어준 주인은 알바생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겟죠. 물론 현실적으로 주인이 알바생에게

돈을 받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그건 차 주인이 관여할바가 아니죠. 절대로 주인이 대신 책임을 진게 아님을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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