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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커피 왜 좋아하냐고 묻는 분들에게
게시물ID : gomin_3623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tryoshka
추천 : 2
조회수 : 471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2/07/09 19:14:44

커피집에서 알바 + 바리스타로 1년가량 일해본 인간 수컷입니다.

고민글에 어울리진 않지만 어떤분이 고민게에 커피 왜먹냐고 올린글을 보고 써봅니다.

 

커피를 대체 왜 무슨맛으로 먹냐 그 쓰기만 한것을...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간단하게 비유를 해서 설명드리자면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이지만) 커피를 마실때 입맛은 마치 보약을 먹고난 다음이라고나 할까요...

 

개인적으로 보약의 쌉싸름하면서 그윽한 한약재의 향기를 느끼면서 마시는 기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신 보약은 몸에는 좋은데 너무 비싸서 흠이죠...

커피한잔도 싼것은 아니지만 보약처럼 꾸준히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닌게 장점이겠네요.

 

에스프레소라 불리는 커피 원액의 맛은 말 그대로 짧지만 강렬한 그런 맛입니다.

메실 원액에 물을 타서 드시면 매실차(쥬스) 가 되는 것처럼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면 흔한 아메리카노가 됩니다.

 

아메리카노는 천천히 즐기면서 시간을 두고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커피라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맛이 점점 퇴화합니다.

아메리카노 뿐만 아니라 카페라떼, 카푸치노(에스프레소+우유/시럽x) 만 먹어봐도 확연하게 느낄 정도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탄맛으로 검게 변해가는 에스프레소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잘 내려진 에스프레소를 맛이 변하기 전에 얼른 먹어 치우는게 답이랄까요...;;

 

옛날에 유머처럼 알려진 터프가이들이 뜨거운 커피를 원샷하는 것으로 유머소재가 삼기도 했었는데

에스프레소를 한입에 털어넣는 모습은 오히려 겉멋이 아니라 에스프레소를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제대로 먹는 방법이라는겁니다.(유머소재가 될 수 없는데 유머로 승화시킨 개그맨이나 작가분들이 대단...)

 

에스프레소의 쓴 맛이 끝 맛으로 남는것이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서

에스프레소 콘파냐(생크림이 올라가 있어서 마지막에 생크림이 입안으로 들어와 단맛을 느끼게 해줌)와

에스프레소 마끼아또(우유폼 위에 카라멜드리즐을 뿌려서 역시 마지막에 카라멜 시럽의 단맛을 느끼게 해줌)로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 커피집에 단골이 된다면 바리스타에게 부탁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커피로 만드는것도 한가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에스프레소 + 물 이라는 표준 공식에 추가로 우유거품(폼)을 얹고 위에 카라멜 드리즐을 뿌리는 방법도 있으며

또는 뜨겁게 데운 우유를 살짝 부어서 부드럽게 해서 드시는 방법 등(프림의 역할인데 프림 싫어하시는 분들이 자주 하시더군요)

커피를 입맛에 맞춰서 먹는다면 커피에 왜 중독되는지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구구절절 적어드려도 어차피 안드시는분들은 끝까지 안드시더군요.

들어본 가장 큰 이유 중 첫번째인 "비싸서"는 저도 이해합니다. 솔직히 원가 얼마 안되는데 너무 비싸게 받긴 하죠.

근데 두번째 이유인 "탄맛 밖에 안나서" 는 한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게

한번쯤은 비싸더라도 정말 바리스타가 성심성의것 양심적으로 커피를 뽑아주는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드셔보면

탄맛이 결코 안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별다방에서 일을 해서 별다방 실드를 치는 것은 아니지만

별다방 = 커피계의 맥도널드 라는 공식은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슬슬 없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외국에서는 아직도 맥도널드 그 이상 이하 수준으로 치부되지 않지만

실제로 별다방의 커피 가격은 전국 커피가격의 가장 평균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별다방 커피 원가가 오르면 동시다발적으로 전국의 모든 커피집들이 가격 조정이 시작됩니다...)

 

뿐만 아니라 커피의 질을 운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콩다방 > 별다방 > 할O스 >>>>>>>> ㅌㅆ > ㅍㅅ구찌 > 탐x2 >>넘사벽>>>> 빵집>>>> 카페ㅂㄴ 라고 생각합니다

 

 

카페ㅂㄴ 는 지금까지 전국에 5곳 정도 가봤지만 제대로 커피에 지식이나 있는 사람을 바리스타로 쓰는것을 본적도 없거니와

가격도 쓸데없이 비싸기만 하고 서비스도 최악이었던 점 등으로 정말 어쩔수 없을때 아니면 안갑니다.

오죽하면 빵집(프랑스수도바게트 나 그 라이벌빵집) 커피보다 더 쓰레기 같다고 써놓을까요....

 

모든 커피집은 다 거기서 거기다? 라는 생각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그리고 각 커피집 마다 특성이 다르고 메뉴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일일히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아메리카노 이하 에스프레소가 들어간 음료에 관해서만 설명을 드리자면 위와 같은 서열이 나오겠네요.

(카페ㅂㄴ 가 유일하게 타 커피집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하는것은 역시 잎차... 차는 정말 다릅니다....)

 

 

 

쓰다보니 주저리주저리 많이도 썼군요

아무튼 커피라는 것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실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주변에서 커피를 먹는다고 할때 돈아깝게 왜 그런걸 먹냐는 시선은 접어두시길 바랍니다.

저 또한 친구들과 모이면 흔한 치맥이나 치소를 먹으러가기 보다는 커피를 먹으러 가는 인간 수컷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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