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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썰 풀었다가 전역 전에 지역대장님 말이 생각났음.
게시물ID : military_36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케이랍스타
추천 : 3
조회수 : 199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8/03 10:46:17

원래 예비역들은 공감할 것임. 예비역들끼리 만나서 군대 이야기 나오면 다 지가 있던 부대가 제일 빡쎄고 힘들었다고 한다는 걸.

나도 그랬음. 내가 있던 부대는 진짜...ㅡㅡ 4면이 산으로 둘러쌓인 인제의 어느 특공대였음.

훈련이 얼마나 많았냐면 1년에 52주 인데 초안으로 나온 훈련이 총 30주가 약간 안됬음. 여기서 초안이라는 것은 군단에서 내려오는 훈련 계획임.

여기에 연대장이 추가하고 이어서 대대장이 추가하고 이어서 지역대장(일반 보병의 중대장)이 추가하고 마지막으로 소대장 주관하의 훈련도 있음(이건 지역대장 선에서 결정됨).

이렇다보다 52주에 훈련이 50개 가까이 되고 물론 이 중에는 일정상의 문제로 취소되는 경우도 있어서 보통 1년에 40개가 넘는 훈련.. 이라고 보면 될꺼임.

물론 일주일 내내하는 훈련도 있고 짧게 하는 훈련도 있지만 제일 짧은 훈련이 2박3일임.

이게 처음에 훈련으로 고생하다보면 아 난 어디? 여긴 누구?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다가 내 인생은 20대부터 꼬이는구나, 내 인생의 모든 악재는 20대에 몰빵당했구나 하다가 결국엔 자부심, 자긍심 이런 걸로 바뀜.

 

타 부대는 같은 중대라도 같은 소대가 아니면 준 아저씨라고 들었음. 부대에 따라서는 진짜 아저씨 취급하는대도 있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우리는 중대급 개념의 지역대라 불리는데 지역대까지 한 가족임. 소대 정원이 10명 밖에 안되고 4개 소대가 1개 지역대니까.

 

진짜 2년 동안 훈련 받으면서 개고생하고(이전 글에도 썼지만 훈련 뿐만 아니라 경계 근무도 타부대의 상상을 초월할 듯, 일례로 훈련을 제외하고 내가 1달 내내 야근 근무도 투입되어 봤고 야간 근무 1개 포함 하루에 근무 3~4개씩 계속 들어갈 때도 있었음, 또 인원은 적은데 부대랑 훈련장이 더럽게 많아서 작업량도 타부대보다 많을거라 생각함. 훈련 한 번 가따오면 잡초가 진짜 악마의 풀임) 짬이 차고 전역할 때가 다가오면 감회가 정말 새로움. 이건 모든 장병들의 공통 사항이겠지만.

 

어쨌든 지역대장님이 전역 전날 전역자들을 데리고 나가 자기 집에서 술을 마시게 해줌.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인터넷이냐 뉴스에서 요즘 군대 어쩌고 기강이 헤이해졌니, 군기가 빠졌니 해도 너희들은 군 생활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누군가 요즘 군대는 군대도 아니라고 하면 당당하게 말해라. 인제의 가리산에는 아직도 순수한 마음으로 몸과 마음을 바쳐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 있다고.]

 

어..? 이거 들을 때는 진짜 뭉클했는데 써놓고 보니까 완전 오그라드네..

 

어쨌든 이 시간에도 인제에서 뺑이 치고 있을 이름모를 후임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군생활 해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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