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선 에어포스 원, 땅에선 캐딜락 원 미국 공군의 1호기-에어포스 원-은 보잉 747을 개조한 미 대통령 전용 비행기로서, ‘움직이는 백악관’으로도 불린다. 해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에어포스 원」에서 엿볼 수 있었듯이 이 비행기의 안에는 각종 시설과 첨단 장비들이 갖추어져 있어 이동 집무실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거니와, 해외 순방 시에는 그야말로 미국과 그 대통령을 상징하는 기체가 되기 때문이다. 에어포스 원이 하늘의 백악관이라면 대통령 전용차는 땅에서 움직이는 백악관이다. (차가 시꺼매서 백악관의 하얀 이미지와는 잘 안 맞지만 그냥 그렇다 치자 -_-) 간단히 ‘캐딜락 리무진’으로 알려져 있는 이 전용차는 상대적으로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육로 이동과 행사 시 대통령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역시 첨단 통신 장비 등을 갖춰 이동 집무실의 역할을 수행한다. 해외 순방 시에도 이 차는 경호팀 등과 함께 현지에 미리 공수되어 에어포스 원이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차이길래 가지고 다니면서 탄단 말인가? 기관총은 물론 수류탄, 미사일 공격에도 끄떡없는 차, 폭탄 공격에 타이어가 모두 펑크나도 시속 80KM로 1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차, 생화학 공격을 받아도 승객들을 보호할 수 있는 차..." 리무진의 탈을 쓴 장갑차 캐딜락과 미국 대통령의 관계는 그 시작이 1900년대 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로 오래된 것이지만, 전용차의 개발에서 제작까지를 모두 GM에서 도맡은 것은 지난 93년 클링턴 행정부에 제공된 플리트우드 브로엄 리무진이 최초였다. 캐딜락과 GM의 Advanced Engineering, Parts Fabrication이 참여하고 SS(Secret Service. 대통령 경호를 전담하는 재무성 검찰국)에서 제작을 감독한 이 차는 3대가 만들어졌으며,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루프도, 발판도 없앴다. 여기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조지부시 미국 대통령의 전용차는 역시 GM의 캐딜락에서 제공한 2001년형 드빌 리무진이다. 이 리무진은 2001년 1월 20일, 그의 취임 기념 퍼레이드때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언뜻 보기에 이 차는 이름 그대로 2001년형 캐딜락 드빌의 길이를 늘린 리무진 같다. 하지만 개조 업체들이 만들어 파는 그렇고 그런 드빌 리무진들과는 분명 다르게 생겼다. 물론 앞 쪽에 꽂힌 미국깃발과 대통령 휘장, 혹은 ‘USA1’이라는 번호판만 보더라도 일반 리무진과 혼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아마 서슬 시퍼런 경호원들이 혼동할 틈도 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무식할 정도로 두꺼운 필러(기둥)와 지붕의 두께이다. 보통의 리무진이라면 기본이 된 차의 모양이 앞에서 뒤까지 자연스럽게 유지되도록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차는 허리 위쪽이 캐딜락 드빌과 전혀 딴판인 것이다. 이유는? 당연히 방탄설계 때문이다. 이 차를 전체적으로 둘러싸고 있는 장갑의 두께는 무려 10cm가 넘는다. 방탄인 유리창 역시 상당한 두께를 갖고 있으며 창문은 아예 열 수도 없게 되어 있다. 겉으로는 크게 티가 나지 않는 일반 방탄 개조차들과 비교하더라도 이미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쯤되면 장갑차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이건 움직이는 백악관이 아니라 움직이는 벙커로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