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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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 퀘스트 진행을 하면 태초의 나루인 제라가 앞으로 부활할 일리단이 세계를 구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회상씬을 접하며, 일리단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으며
세계를 구할 운명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다는 설명을 합니다.
이 부분을 보고 많은 유저들이 이미지 세탁이니 뭐니 말이 많습니다.
사실 일리단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세상을 파멸시키려고 한 것이 아님은
이번 군단 이전에도, 그를 지옥 끝까지 추적할 기세였던 마이에브조차도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용서할 수 없는 일들을 저지른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그를 잡아 감옥에 넣으려고 했던 것이죠.
하지만 제라는 끊임없이, 목적을 위해 어쩔 수 없었음을 강조합니다.
심지어 어떤 회상씬 또는 시나리오에서는 제라의 해설과 일리단의 말과 행동이 너무나 상반됨을 느끼게 됩니다.
역대 악역들이 입체적인 설정을 지니고 있고, 그의 좋은 면과 악한 면을 포함한 모든 진실을 보여주고,
그것이 옳은지 그른 것인지 어느정도는 플레이어에게 판단을 맡겨왔던 이전의 스토리 전개를 보아하면
제라의 세탁 해설은 너무나 미심쩍은 상황이죠.
사실 제라의 오버는 스토리 전개가 수정되어 일리단이 선한 역으로 무리하게 세탁된 것이 아니라,
'뭔가 저거 수상쩍어' 라는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행동에 대한 제라의 의도는 무엇인지 생각해볼까요?
일단 제라는 플레이어에게 일리단의 부활을 도와서, 그가 세계를 지키는 것을 지원하라 했습니다.
그렇다면 첫 째로 일리단이 군단을 파멸시키는 것을 원하고 있겠군요.
또 자신의 부하들을 희생한 것을 가리키며 '너라면 다르게 했겠는가' 라고까지 반문하기 까지 하며 그러한 결정을 옹호했습니다.
그렇다면 부활한 일리단이 군단을 파멸시키기 위해 또다시 자신의 부하들을 희생하는 것을 문제삼지 않거나, 오히려 지원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희생 대상은 악마들을 포함한 일리다리가 되겠군요.
그렇다면 둘 째로 일리단이 일리다리들을 희생시키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제라는 일리다리 또한 불타는 군단과 동일한 악의 존재로 보고 있고 (실제 군단을 배반한 순수 악마 출신들도 섞여있습니다.)
악마를 받아들인 존재 또한 악의 존재로 규정하여 모조리 말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해가 되지요.
즉, 일리단이 세계를 구할 것이라는 건 틀린말이 아니며,
'너라면 (희생을 시키지 않고) 다른 방법이 있었겠는가' 라는 말 또한 제라의 본심이나,
단지 '모든 악에 물든 세력들을 소멸시켜야 한다' 라는 더 큰 본심은 얘기하지 않은 것 뿐이라는 것이지요.
결국 종국엔 일리다리 세력에 큰 희생이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하여 군단의 수장급을 몰아내는데 성공하지만
제라는 본색을 드러내어 남은 일리다리의 잔당과 일리단을 없애려고 할 것이고,
결국 최종 보스는 제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입니다.
어째 어디서 많이 본 전개 같죠?
네,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 말티엘이 했던 것과 판박이죠.
군단 게임 디자이너에 디아블로3 개발 총괄 출신 제이 윌슨이 참여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디아블로3의 시스템을 많이 도입한 현재의 군단 시스템을 생각해보면
전혀 허황된 이야기는 아닐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