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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aby_36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새로미
추천 : 20
조회수 : 919회
댓글수 : 34개
등록시간 : 2014/09/22 02:00:18
시집 못 간 노처녀입니다.
남동생이 결혼을 해서
저에게는 올케가 한 명 있습니다.
저와 남동생네랑은 다른 도시에 살아서
올케랑은 친해질 기회도 전혀 없었고
또 저랑 올케는 서로 성향도 달라서
같이 있으면 서먹하고 불편한 편입니다.
그런데 그런 올케가
두 달 전에 제 첫 조카를 낳았습니다.
올케가 임신 내내 입덫이 꽤 심했다는데
저는 그 고생하는 모습을 많이는 아니고
아주 조금 봤습니다.
또 저는
올케가 아기를 낳은 후에 병원에 가서
분만할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얼마 전 아기를 보러 올케네 집에 갔었습니다.
올케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잘자던 아기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습니다.
놀란 제가 아기에게 우유도 줘 보고,
등도 두드려줘 보고, 기저귀도 점검해 보고,
정말 제딴에는 별의별 짓을 다 했는데도
아기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작고 연약한 아기가
온 몸이 점점 더 시뻘개져서
더 큰 소리로, 더욱 서럽게 우는데
정말 멘붕에멘붕에 그런 멘붕도 없었습니다.
아기를 울리고 있다는 미안함과 죄책감,
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될지
전혀 모르겠다는 막막함 때문인지
고작 그 몇 분의 시간동안 저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완전히 지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마침 올케가 화장실에서 나오길래
바로 올케에게 아기를 넘겼습니다.
올케가 우는 아기를 안고 방에 들어가서
한참을 어르고 달래고 난 후에야
아기가 울음을 그치더군요.
올케가 홀로 아기랑 씨름하는 소리를
거실의 푹신한 쇼파에 앉아 듣고 있자니
참 많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루 24시간을 오롯이 그렇게
아기와 살아 내고 있는 올케가
같은 여자로서 너무 안쓰럽고 불쌍하기도 하고
내 동생의 귀한 아들이자,
우리 엄마아빠의 금쪽같은 손자,
그리고 내 소중한 조카를 키우기 위해
올케가 자기 자신을 온전히 희생해 주는 것이
가족으로서 정말 고맙기도 하고
한편 그 잠깐도 아기를 돌보지 못하고
올케에게 밀어내 버리고 만 것이
너무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여기 보면 가끔
'나는 좋은 엄마일까'라는 자책이나 반성을
하시는 엄마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엄마들,
아기도 안 낳아 보고, 안 키워 본 저이지만
감히 힘주어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미,
너무도 충분히
참 좋은 엄마입니다...
힘내요,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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