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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친 낙엽에 팔이 잘렸다
잘린 팔은 손가락이 걷더니 차도에 뛰어들어 작별 인사로 흔들었다
꿈에 꼬집기 시도하는 당황으로 더듬거리고서야 팔의 가출은 허상이었음에 안도했다
이런 영혼은 넌더리난단 몸마저 하나둘 조각나 날 떠나리란 망상증에 일신을 단속하려 스스로 부둥켰다
그리 온몸으로 쥔 주먹이 되었으나 물이 빈틈을 포착하듯 감정이 피처럼 샜다
내 유혈이 저 붉게 물든 하늘에 자백하는 심정이었다
피 냄새 맡은 바람이 낙엽을 이빨로 아프게 물어 채가던 길 끝에는
나란 다 뜯어먹혀서 실종될 것만 같던 가을 가로수였다
함께 걷던 추억이 혼자 걷는 현실에 오버랩 됐을 때 풍경은
그렇게 아름다운 가로수 단풍도 표창으로 기능하며
모든 게 날 피 흘리게 족히 날카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