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대 후반을 달려가는 남자입니다.

20대 후반이 되도록 소개팅이라는 인위적인 만남을 꺼려해서 소개팅 한번 해본적이 없다가

올해 처음으로 두번의 소개팅을 하게되었네요.

사실 인위적인 만남이라 자신을 속여왔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을 만나 즐겁게 이야기할 자신이 없었던 저의 변명이었을테죠.

어쨋든 상대분은 저랑 동갑인 직장인이었구요,

6시쯤 만나 10시쯤 재밋게 이야기를 하다 헤어졌습니다.

첫번째 소개팅에서 다음 약속을 제대로 잡지않는 실수를 범하는 바람에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았던 기억이 있던지라

끈질기게 두번째 만남을 4일뒤 일요일로 잡았습니다.

우선 여성분은 외모도, 성격도 딱 제 스타일의 여성이었습니다.

아직 4시간여밖에 이야기 해보지 않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즐거웠다면 제 맘에 들었던 거겠죠.

근데 이렇게 소개팅이란게 두번째다 보니 아직 잘 모르겠는 부분이 많네요.

우선 저는 아직 학생입니다. 

대학원 입학이 결정되어 현재 흔히 말하는 막학기백수입니다.

그렇기에 아무래도 금전적으로 제가 부족한게 많죠.

그래서 직접적으로 물어봤습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본것은, '소개팅'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서로 솔로인 상태에서 교제가 필요하여 만났고 그렇다면 솔직한 모습을 일찍 보여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도 서로가 좋다면, 그래야 소개팅은 성립할수 있다고 봤으니까요.

제가 학생이고, 금전적으로 내가 가진 대부분을 사용하겠지만, 

제가 가진 90%가 당신의 20%도 안될수도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부분은 처음 생각해봤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생각치도 않은 부분이었다고..

좋은 걸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답변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어찌보면 무례한 부분이었을수도, 대답하기 힘든 부분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또 즐겁게 얘기하고 헤어지고 나니,

너무 나만 좋아했나 싶은 생각도 드네요.

저는 기분이 좋으면 말도 많아지고, 쉽게 흥분하는 스타일이라, 너무 제 말만 하다 돌아온건 아닌가 싶어서요.

정작 생각해보니 그 여성분 이야기는 들은게 없네요.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직업, 사는 곳, 이름 말고는 딱히 깊은 이야기를 듣지도 못한거 같구요.

낯을 좀 가리시는거 같아서 어색한 중간에 자꾸 제가 말을 하다보니 정작 제 얘기만 하고 왔네요..

아...

저만 좋은거면 참.. 힘들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일요일날 만나보고 괜찮으면 그날 당장에 고백하고 싶은데..

두번째 만남에서 이렇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것도 웃겨보이고..

참.. 어렵네요 소개팅은 더더욱..

아는 사이라 천천히 정들어 사귀는게 아니고 짧은 만남에서 자신을 보여주고 상대방을 알려고 하니까...

결국.. 고민은 참 많은데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뭐가 시급한 고민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격려 좀 해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