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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나의 이야기
게시물ID : animal_239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프리시엘
추천 : 2
조회수 : 3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0/04 06:50:01


BGM정보: http://heartbrea.kr/index.php?document_srl=2805936


3년 전, 저는 길에서 그와 만났습니다.
그는 그렇게 잘생기지도 혹은 무언가 대단한 사람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심성이 착했고, 저에게 유일하게 사랑을 주는 사람이었죠.
그에게 반해 저 또한 그를 사랑해주었습니다.
그는 작은 회사의 직원이였는데, 살림이 넉넉했지 못하지만 저와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저에게 먹을 것, 입을 것, 잠자리등 모든것들을 제공해주었죠.
저는 그에게 아무 것도 준 적이 없었습니다.

아침일때면 그는 저와 함께 일어났습니다.
혹시라도 다시 자려고 한다면 제가 다시 깨워주고...
그가 회사에 갈 때 저는 문앞에서 그를 배웅해주었죠.
점심에는 그가 없어 심심했지만, 그가 사준 장난감으로 놀았습니다.
그가 돌아올때면 전 그와 함께 저녁을 먹고, 같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제가 크게 아팠을 때의 일입니다.
그가 회사에서 돌아왔을 때 저는 이미 아프고, 목말라서 축 늘어져있었습니다.
그는 잠깐 내 이름을 부르더니 울면서 저를 안고 병원으로 뛰어가더군요.
의사가 말하기를 심장병이 있다고, 수술을 해야하는데 확률도 낮고 돈이 많이든다더군요.
솔직히 그 때 저는 제가 죽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진 돈이 없어도, 확률이 낮아도 의사에게 꼭 살려달라며 제가 평생동안 보지 못한 거금을 냈습니다.
저는 크게 긴장했지만 끝내 살아남았죠.

그 이후로 우리의 사이는 더욱 돈독해졌습니다.
그가 슬프다면 저 또한 슬펐습니다.
그가 기쁘다면 저 또한 기뻤습니다.
그가 힘들 때 저 또한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웃고 울며 3년이란 시간을 그와 보냈습니다.

1주일 전,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옆에서 듣고 있었지만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가 전화기에 대고 그럴 수는 없다고, 도대체 왜냐고...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그의 얼굴에는 당혹감과 슬픔이 있었습니다.
그가 10분가량을 전화했을까... 결국 전화가 끊겼습니다.

한동안 그는 멍하게 저를 바라보더군요.
그의 얼굴에는 눈물이 있었지만 그는 모르는 듯 하더군요.
그가 저에게 말하기를, 회사에서 짤렸다고 합니다.
그 한마디조차 힘이 없었죠.
저는 그를 안았습니다.
그 또한 저를 안았습니다.
머리에 차가운게 닿았습니다. 아마 그의 눈물이겠죠.
한시간정도를 그 상태로 있었습니다.
먼저 침묵을 깬 것은 그의 목소리였습니다.
"이제 더이상 돈이 없어... 곧..."
말할수록 목소리가 작아져서 더이상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더니 그는 저와 함께 어딘가로 나갔습니다.
항상 같이 놀던 공원을 지나, 가끔씩 왔던 병원, 처음보는 빌딩들을 지나쳤습니다.
그렇게 1시간을 걸었을까, 그가 저에게 말하더군요.
"잘 살아야한다, 내가 부자가 되면 꼭 찾아와."

이제 제 이름은 해피가 아닌 유기동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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