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누구세요?"
"나야, 나 기억나? ㅇㅇ이."
"어? 진짜? 잘지내?"
하면서 시작된 대화는 내가 예상했던것과는 달리 그녀가 나의 안부를 먼저 물음으로서 시작되었다.
"나야 뭐 그럭저럭 잘 지내지. 너는 어때?"
"나는 지금 새벽까지 놀다와서 ㅋㅋㅋ 지금 막 일어났어."
요새 밤에 다니는건 위험할텐데 걱정이 됬다.
내가 지켜주러 가는것도 우습고.
"뭐하는데 그렇게 늦게까지 다녀 ㅋㅋ 일찍 다녀야지."
"아 친구들이랑 놀다왔어."
"그래 ㅋㅋ 술마시고 왔구나?"
"응 ㅋㅋㅋ 아 목소리 잠긴다. 아아아."
"목소리가 평소보다 나긋나긋한것 같은데? ㅋㅋㅋ 너도 술 좋아하는구나."
"ㅋㅋㅋ 너는 주량이 어떻게 되는데?"
내 주량을 묻는 그녀의 질문에 아직 주량을 재본적은 없지만 쓸데 없는 허세를 부리고 싶어졌다.
어쩌면 그녀와 술을 주제로 얘기한다면 6년간의 어색함은 조금이나마 풀수 있을것만 같았고,
비록 술자체를 좋게 생각하지도 않을뿐더러 술때문에 망가진 가정 분위기속에서 자라왔다고 해도
그녀가 술을 좋아한다면 나도 그만큼 술을 좋아해야 될것 같았다.
"모르겠어. 여태까지 취해본적이 없는것 같아 ㅋㅋㅋ"
그녀와 비슷해지고 싶었다.
그녀와 비슷해지는 순간부터 내게는 자격이 생기는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못난 부분이 더 많았기에 아직은 더 노력해야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나는 철없던 사춘기 소년, 그녀는 전교 8등 모범생이었다.
문득 그녀가 어떤 대학교를 들어갔는지 궁금해졌다.
그녀가 말을 했다.
"근데 너 미국 갔다며?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