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주의
영화 꼭 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최대한 스포를 자제하고
노동법 관련 이야기 위주로 썼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다보니 어쩔수없이 들어간 부분이 있어서 민감하신 분들은 주의바랍니다
닉언죄1) 용사니케님 예매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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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9년도 철도 노조 파업..
중앙일보는 철도 파업을 비난하기 위해 한 기사를 낸다.
"파업으로 열차 멈춘 그날, 어느 고교생 꿈도 멈췄다"
이 기사의 소위 '선동'으로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은 급격히 냉각되었고, 결국 철도 파업은 8일만에 끝나고 만다.
그리고 철도 공사 사장은 말한다 "언론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면접을 보지 못한 고등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은 사실이 아니였다.
때문에 중앙 일보는 해당 기사를 스스로 삭제했고, 심지어 정정 보도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국민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2. 어쩌면 이러한 진실이 다시 알려지는 것은 14년 현재를 사는 우리에겐 그리 중요치 않은것일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든 09년 철도 파업은 실패했고, 우리는 알파의 피를 뒤집어쓴 톰 크루즈가 아니다.
하지만 '파업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 짜기'라는 '그들'이 행하는 방식의 측면에서 09년도 철도 파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이 파업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위의 진실은 중요하다.
3. 언제나 동일한 프레임이다.
노동쟁의를 하고, 불가피하게 딸려오는 소란과 불편에 '그들은' 집중 포화를 날린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다지만
그들은 쥐는 항상 순리에 따라야 한다고, 순류를 따라 잡아 먹여야 한다고 말한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막다른 길에서 생쥐는 끝내 그의 미약한 이빨을 들어낸다.
하지만 이빨을 보임과 동시에 생쥐는 무시무시한 흉기를 가진 맹수로 몰린다.
그리곤 몽둥이 찜질을 당한다.
생쥐를 잡는 수고를 던 고양이는 생쥐를 물곤 유유히 물고 사라진다.
우리 사회에서 생쥐는 항상 이러한 순리에 따라야한다.
고양이의 장난감이 되다가, 고양이가 그러한 재미를 잃어버린다면 그의 먹잇감이 되어야한다.
4. 최고 존엄께서 항상 강조하는 나라의 근본인 헌법...그러한 헌법 33조는 말한다.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헌법은 미미한 이빨이라도 드러낼수있는 권리를 '직접 명시'하고 있다.
헌법에서 이렇게 직접적으로 명시한 기본권은 그리 많지않다.
하지만 우리 생쥐들은 단결권이, 단체 교섭권이, 노동 3권이 뭔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
자신을 지킬 최후의 수단을 평생 습득하지 못한채 고양이에게 먹힌다.
혹은 다른 생쥐에게 돌팔매질하고 서로 싸우는 하는 사이에
고양이에게 먹힌다. 죽는다.
5. 돌팔매질을 하던 생쥐는 말한다.
"그들의 파업이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불편을 가져다주는건 맞지 않냐고"
옳은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우리가 불편을 겪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편리하게 생활했던 것은 우리에게 제공되었던 노동자들의 노동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그러한 노동이 제공되지 않는 이유는 더이상 노동자들이 노동을 제공할 수 없게 만드는 그들의 고양이 때문이다.
논리적 비약이 있다는건 안다.
하지만 이러한 비약은 기존의 파업이 야기한 모든 불편은 노동조합 때문이다라는 단순한 선동보다는 옳은 방향성을 가진 비약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우리의 가슴에 잘 와닿지 않는다.
수십년간 지속된 노조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
고등 학교에서 노사 교섭을 배우는 유럽과 달리 기본적인 노동 3권조차 가르치지 않는 교육 현실,
고양이를 동경하는 문화....
6. 영화 카트는 이러한 우리 안의 노조에 대한 벽을 허문다.
영화 속의 대사처럼 남의 일이라 생각했기에 무관심하고,
혹은 쟁의 행위 자체를 그저 보기만 했음에도 불편해했던 우리에게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의 가치를 직접 내면화해준다.
그리고 우리의 현실에 대해 분노하게 한다.
몹시 전형적인 영화다.
예상했던 그대로의 스토리에, 뒤통수치는 반전도 없고 , 옵티머스 프라임같은 조력자가 나오는 행운도 없다.
다만 실화의 힘과 강한 주제의식은 카트의 전형적 스토리를 관객에게 작품의 주제를 내면화 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탈바꿈시킨다.
7. 영화 카트는 계산대에서 근무하는 서로 다른 사람들의 매치컷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매치컷은 작품 속 곳곳에 등장한다. 결국 근로자라는 측면에서 서로 다른 우리들은 모두 동일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노동조합의 옷을 입고 하나가 된 더 마트의 이렇게 절규한다.
제발 관심 한번만 가져달라고
전체 근로자의 45프로가 비정규직인 시대이다. 55프로의 정규직 근로자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염정아씨의 절규가 단순히 영화속의 남의 일인것 같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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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언죄 2) 용사니케님의 예매권 나눔으로 정말 감사히 봤습니다
근래 본 영화중 가장 눈물을 많이 흘린거 같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ps 1. 문정희씨 너무 이쁘심....
ps2. 엑소 도씨 친구 연기 걱정했는데 전혀 위화감이 안느껴졌습니다
더구나 엑소 팬들이 모금해서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들었는데 짱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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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중앙일보 기사 정정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