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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불린 적 없는 꽃의 이름을 당신으로 지어보고프다
미확인 꽃은 어디로 가야 찾을지 그 허황한 것을 밤마다 눈 감으면 궁리하다가 꿈에서 푸는 숙제가 돼버렸다
계절 감각 없이 한들거린 미모사가 길을 열어줘야 갈 수 있는 몽환의 숲 그 꽃을 찾고 있었다
얼마 안 가 핏방울이 떨어져 있길래 보니 꽃잎 한 조각이었다
빠르게 이파리를 치고 멀어지는 소리가 났다
저기로 갔어 저기로 갔어 하듯이 이파리들의 소요 속에서 발자국 없는 범인의 기척을 쫓았다
은밀했던 냉기가 확산하면서 황급히 낭떠러지에 당도했을 땐
허공에 찢어진 꽃 그리고 바람의 조롱만 휘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