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기나긴 밤 갈고랑이처럼 이지러진 달은
글자 대신 까막눈도 알라는 포고문이었다
먹거리 내주느라 고생한 땅 쉬일 차례란 천명에 의거
악업은 소신이 짊겠단 동장군이 칼 빼 들 것이다
융통성 없이 올곧은 자연의 이치가 적요하고 엄숙하게 목숨을 갈무리한다
한 번 정한 사리 분별은 굽히지 않는 하늘은
그 해가 고비인 것들 입힐 흰 수의 지어놓는다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