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 펌입니다 ^^ “성인이 돼서 다시 보니 그 작품이 얼마나 뜻깊고 소중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1986년 11월부터 94년 11월까지 매주 일요일 아침의 여백을 채웠던 인기 홈드라마 MBC ‘한지붕 세가족’의 아역스타 ‘만수’와 ‘순돌이’가 10년 만에 만났다. 내내 어리광을 피우던 개구쟁이의 모습에서 만 24살 동갑내기의 건장한 청년으로 자란 것이다. 그 사이 전체 국민의 80%를 차지하는 서민층의 웃음과 애환을 그린 드라마는 TV에서 자취를 감추고 상업적 설정의 트렌드물이 속속 자리를 잡았다. 드라마의 주무대였던 다세대 주택촌은 ‘재개발 불도저’의 기세에 밀려 속속 고층아파트 숲으로 대체됐다. 만수 육동일은 “오디션을 통해 6살때인 88년부터 세탁소 주인(최주봉)의 아들로 투입돼 93년까지 출연했는데 벌써 대학 졸업반이니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순돌이 이건주는 “초창기부터 91년까지 출연했는데 그냥 일상생활처럼 연기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시추에이션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은 최주봉, 임현식, 박원숙 외에도 한석규, 음정희, 김혜수, 강남길, 김영배, 이효정 등 많은 스타를 배출하면서 당대 우리 이웃의 갈등과 화해, 어울림을 코믹하고 살갑게 그린 작품으로 평가를 받았다. 두 사람은 “그때가 없었으면 지금의 우리가 있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각각의 아버지로 나왔던 최주봉·임현식과 개인적 만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육동일은 “이제 ‘만수와 순돌이’는 피할 수 없는 홈드라마의 브랜드가 됐다. 아역 이미지가 변신에 방해가 됐지만 사실 도움이 더 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동국대 연극학과 4학년. 97년 KBS 청소년 단편드라마 ‘신세대 보고’와 99년 ‘학교’에 장혁·안재모와 함께 출연한 것을 빼곤 방송에 나가지 않고 연기 학습에 매진했다. 몇년전 입대해 철원에서 보병으로 근무하다가 국방홍보원 연예사병 시험을 봐서 가수 홍경민과 함께 국군영화 배우와 국군방송 DJ로 활동했다. 최근 학과 공연인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을 마치고 졸업 공연으로 안톤 체호프의 ‘세자매’를 준비 중이다. 육동일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조승우처럼 에너지가 느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졸업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주는 지난 봄 경기 남양주시청 공익근무요원이 됐다. ‘한지붕 세가족’으로 인해 유명해진 것은 좋았지만 통통한 외모로 놀림을 당하기도 해 남다른 ‘성장통’을 치러야 했다. 여기에 괜한 호기심이 곁들여져 그의 청소년기는 ‘방황의 연속’이었다. KBS 청소년 드라마 ‘스타트’를 끝으로 배우 수업에 몰두하기로 했지만 그가 진학한 고교는 ‘엉뚱하게도’ 서울 국악예고(판소리 전공). 친한 탤런트 이재은의 영향으로 몇달간 학원에서 판소리를 배운 뒤 성인배우가 됐을 때 특기로 활용할 요량이었으나 막상 입학해보니 딴판이었다. 이번엔 원작과 대본에 대한 감각을 기르려고 안양예고 문예창작과로 전학했으나 역시 기대와 달라 1년이 못돼 그만두었다. 그래서 호주 멜버른 아이반호고교로 유학을 떠났다. 이건주는 “그곳 드라마스쿨에서는 처음에 말이 안 통해 고생했지만 연기·연출에 집중된 실습 코스를 이수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한국에 나왔다가 한 인터넷방송의 눈에 띄어 청소년 고민상담 프로그램의 인터넷 자키와 20대들의 먹거리를 소개하는 방송의 웹 프로듀서를 했다. 한때 주변의 권유로 남자 3인조 그룹 ‘튠업’의 멤버로 활동하며 음반도 냈지만 가야할 길이 아닌 것 같아 활동을 끝냈다. 2002년 MBC ‘로망스’(김재원의 친구역)에 출연한 뒤 쉬다가 지난해 12월 입대했다. 이건주는 “그간 온갖 시행착오를 겪어 이제 철이 들고 중심을 잡은 것 같다”며 “앞으로 연극과 뮤지컬 공부에 집중해 새로운 배우의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